왕궁 축산단지 축사를 사료업자들이 편법으로 매입하고 있는데도 익산시가 이에 대한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무런 대책을 찾지 못해 왕궁환경개선사업이 미궁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새만금 수질오염이 지속되고 악취는 더욱 기승을 부리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와 익산시는 속수무책으로 해결의 실마리도 찾지 않고 있다. 현실적인 보상 등 대책이 촉구되고 있다.

◆ 왕궁축산단지 현황 위탁사용농 증가

돼지 고기 가격이 하락하면서 왕궁축산단지의 사료업체가 축산농가들로부터 편법으로 축사를 매입하고 있다. 최근 연이은 돼지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 한마리당 평균 가격은 20만원 선. 최소 1마리 당 30만원~35만원은 되어야 농가에 이윤이 돌아간다. 20만원을 밑돌 경우 남는게 하나도 없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왕궁축산단지 농가들은 위탁 사육으로 전환을 선호하고 있다.

 돼지 가공부터 판매까지 유통구조를 가지고 있는 대기업인 선진(크린포크), 도드람(팜스월드), CJ(돈돈팜) 등의 기업이 종돈을 구입해 왕궁축산단지 농가들에 제공하고 사료 등 모든 재료를 제공한다. 왕궁 축산단지 농가들은 1마리를 4개월 간 사육하고 1마리 당 사육비 4만원을 지급받는다. 4개월 간 1마리 당 분뇨처리비 8천원을 제하면 3만2천원 정도가 수입으로 남는다.

농가가 직접 사육할 경우 사료비가 인상되거나 돼지가격이 떨어질 경우 이중 손해 발생하고 돼지 가격에서 적자가 발생하지만 위탁의 경우 적자가 발생할 아무런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되고 안정적이면서 고정적인 수입을 갖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왕궁축산단지 농가들은 위탁을 선호하고 있다.
◆ 위탁 사육의 문제
    사육 마리 수 증가
    새만금 수질개선 역행

왕궁축산단지 농가들이 위탁으로 전환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는 정부와 익산시가 수조원을 들여 추진하고 있는 새만금 수질 개선을 위한 왕궁환경개선사업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는 것이다.

위탁을 하는 대기업들이 돼지 가격의 하락을 염려해 더 많은 양의 돼지를 투입한다는 것이다. 돼지 가격의 하락은 곧 적자를 기록하기 때문에 물량을 늘려 적자폭을 줄이려 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왕궁환경개선사업 초기에는 총 8만여 두의 돼지가 현재 13만여 두로 사육 돼지 마리수가 오히려 대폭 증가했다. 또한 위탁 농가가 증가한 것도 돼지 수가 증가한 원인을 더했다.

◆ 사료업체, 토지 편법 매입

정부와 익산시는 현재 전체 축사의 절반 가량의 폐업 축사 매입을 한 상태다. 현업을 하고 있는 축사에 대한 매입을 시도하고 있지만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현업 농가가 주장하는 가격과 정부가 매입하고자 하는 매입가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사료업체가 편법으로 축사를 매입하고 있다. 농가가 요구하는 평당 70만원 선에 계약을 하는데 이면계약을 한다. 왕궁축산단지는 특수지역으로 국유재산법의 제한을 받고 있다. 한센인 또는 한센인의 가족이 아니면 토지를 소유할 수 없다.

사료업체들이 축사를 매입한다는 이야기는 축사의 가격을 평당 70만원 선으로 계산하고 현금을 농가에게 지급하는 등의 방법을 취하고 있다.

그리고 농가는 이면계약서를 작성해 놓든지, 또는 토지와 축사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놓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하지만 이는 내부 거래로 외적으로 전혀 확인할 방법이 없다. 결국 토지와 축사의 실 소유주는 사료업체가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료업체들은 왜, 정부가 보상하고자 하는 평당 50만원 선 보다 20만원이나 더 비싼 가격을 주고 축사를 매입하는 걸까?

사료업체들은 우선 편법으로 매입을 완료한 뒤 위탁 사육 계약을 맺고 지속적인 생산 안정과 수익을 얻게 된다. 적어도 2020년까지는 보장받게 되는 셈이다. 게다가 정부의 토지 매입과 관련, 시기를 지연시킴으로 인해 토지가격의 상승을 초래하게 된다. 시기를 지연시킴에 따라 토지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면서 지가 상승을 노리는 것이다.

왕궁 축산인들 역시 적어도 왕궁환경개선 사업 완료 시기인 2020년까지 안정적인 위탁사육비를 보장받고 사료업체도 위탁사육으로 인한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받게 되는 상호 이해관계가 형성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물가상승과 함께 지가상승도 당연히 뒤따라 사료업체는 손해볼 것이 없다. 더구나 사료까지 사용(판매)하면서 부가적인 이득까지 보고 있는 것이다.

결국 손해보는 것은 축사를 매입해야 하는 정부와 익산시만 손해를 보게 된다. 또한 왕궁축산농가와 사료업체 간 튼튼한 결속력이 발생하면 축사매입이 늦어질 것은 불보듯 뻔하고 국민과 시민의 세금인 국비와 시비 낭비만 초래하게 된다.

또한 사업 지연과 늘어나는 사육 두수로 인해 가축분뇨의 양만 증가해 처리비용 등 시민의 세금은 지속적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부와 익산시의 대책이 전무해 발빠른 대책이 촉구되고 있는 것이다.

◆ 발빠른 축사매입이 해결의 열쇠

이에 대한 해결을 위해서는 우선 위탁사육의 고리를 정부와 익산시가 단호히 끊어야 한다. 또한 왕궁축산단지 편법 매입을 방지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축사를 매입하면 분뇨발생과 악취의 문제가 해결되고 새만금 수질 문제는 당연히 해결된다.

무엇보다도 우선인 것은 농가들의 실거래가 매입 요구를 정부가 적극적으로 수용해 축사매입의 속도를 앞당겨야 한다.

환경위생과가 주교제를 비롯한 익산천 생태하천 복원사업과 같은 부차적인 사업에 예산을 투입하는 것보다 축사매입을 우선적으로 서둘러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으로 분석되고 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