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시, 80톤을 건조해 55톤을 소각하는 시설, 실제로는 70톤 이상 소각

익산에서 배출되는 하수슬러지는 하루 평균 80톤 가량된다. 해양투기가 금지된 이후 익산시는 임시처방으로 1톤당 93,500원을 들여 매립처리를 위탁해 왔다.
전국 각 시·도가 근원적인 처리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익산시는 소각시설을 처리방식으로 채택했다.

익산시하수슬러지자원화시설은‘건조혼소’ 방식으로, 소각로를 가동시킬 때 버려지는 폐열을 슬러지 건조에 활용하는 에너지재활용기술이다. 그러나 앞서 이 소각방식을 선택했던 지자체들은 대부분 당초 계획과 전혀 다른 결과에 직면했고, 과도한 비용에 골머리를 앓는 등 사실상 국내에서 성공한 적이 없는 기술이다.

특히 익산시의 경우는 80톤의 하수슬러지를 소각하는 시설을 설치하면서 주민들의 동의나 법이 요구하고 있는 절차를 무시, 사업추진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수슬러지는 하수찌꺼기(오니)를 말한다. 물에 젖은 하수슬러지를 건조시켜 함수율 10%의 결정을 만들면 저급 석탄정도 되는 열량의 연료로 쓸 수 있다.
익산시는 가스를 이용해 하수슬러지를 50%까지 건조한 뒤 소각로의 열만으로 850℃의 열을

유지하면서 슬러지를 소각 시키는 청주시나 구리시의 소각시설 기술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타지역 하수슬러지 소각장의 운영실적을 보면, 익산시의 계획은 사상누각이다.

청주의 경우 설계당시 LNG를 이용해 건조한 뒤 함수율 50%이하의 하수슬러지를 태워 850℃의 소각온도를 유지 할 수 있어 추가 에너지 없이 소각장을 운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에너지재활용계획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총인처리시설설치가 의무화 되어 슬러지에 응집제를 투여하자 슬러지의 함수율이 쉽게 낮아지지 않았다.
결국 1일 960ℓ의 부생유1호를 추가로 투입해 소각장의 온도를 맞추고 있다.

구리시의 경우 자원회수시설(생활쓰레기소각장)이 함께 위치하고 있어, 폐열(스팀)을 무상으로 지원받고 있다. 이 스팀으로 슬러지를 건조하고 있는데, 이곳 역시 초기 계획과 다르게 슬러지함수율을 낮추지 못해 연 260,000ℓ의 LNG를 추가연료로 사용 했다.

구리시는 결국 2011년 보조건조기를 추가 설치했고, 2회 건조를 하고나서야 연16,000ℓ의 추가연료만 투입하고 있다. 이렇게 초기계획과는 크게 다른 비용이 발생해 성공하지 못한 시설로 평가된다. 

특히 구리시는 슬러지 발생량이 익산과 비슷하게 일일 80톤가량이지만, 55톤 규모의 소각로를 설치했는데, 일일 소각량이 70~78톤에 이를 때도 잦은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대부분 계획과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으로, 청주·구리시보다 열악한 상황의 익산시 계획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익산시는 이렇게 잘못된 출발을 한데다, 법상 요구되는 절차를 교묘하게 회피하면서 주민의 의견·동의 없이 사업을 추진, 주민과 절차를 무시한 행정이라는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

박교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