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을 앞두고 아르바이트를 하던 학생들의 계약기간이 하나 둘 종료되고 있다

하지만 근로조건이 취약한 사업장이 많고 신고방법에 현실성이 없어 정당한 보수를 지급받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익산고용지청은 노동관계법점검을 통해 법 위반업소 7곳을 적발했다. 최저임금주지의무는 7곳 모두 위반했고, 서면근로계약서 작성·교부위반이 5곳, 최저임금 미지급 3곳, 성희롱예방교육위반, 유급휴일미부여, 근로자명부 미작성 등이 적발돼 사업주의 근로계약과 최저임금에 대한 인식이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현실성 없는 신고제도로 정당한 권리를 요구할 방법이 없어 학생들이 최저임금, 유급휴일수당 등 직접적인 노동의 대가를 지급받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지고있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업종마다 다르지만 학생들이 일할 곳이 없어 최저임금을 주지 않아도 일을 시켜달라며 사정하기도 한다. 또 신고하게 되면 내부 고발자 낙인이 찍히게 될 텐데 누가 신고를 하겠느냐”라며 비현실적 신고제도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또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하다가도 주변에서 최저임금 이하로 지급하고 있다는 말을 듣게 되면 따라서 낮추게 되고, 그 지역상권의 시급은 최저임금보다 더 낮게 자리 잡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최저임금법을 지키지 않아도 일하려는 학생들이 넘쳐나고, 학생들은 최저임금을 보장받지 못해도 신고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현실이다.

실명 밝히기를 꺼려한 PC방 아르바이트 학생(22.남)은 “요즘 시급은 다 잘 맞춰 주는 편이긴 해요. 5천원 정도 주는데도 많고, 덜 준다 해도 일이 편하면 최저임금 안 돼도 웬만하면 해요. 앞으로 안볼 사람이면 신고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못 하죠”라고 말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 학생(20.여)은 소극적이었다.

“편의점은 3,500원~4,500원 정도가 대부분이고, 경력이 있거나 일 잘하는 애들이 4,500원 받아요”라며, “최저임금에 못 미쳐도 그만큼 편하고 쉽기 때문에 크게 여의치 않아요. 3천원 주는데도 있다고 들었어요”라고 말했다.

휴일에 대한 질문에 “쉬게 되면 그 만큼 돈을 못 받는데, 어떻게 쉬어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최저임금과 유급휴일에 대해 알려주었지만 본인들이 먼저 말하긴 곤란하다며 멋쩍게 웃음을 지었다.

아르바이트 학생들의 인식에도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물음에 “그나마 편하고 쉬운 일을 하고 싶고 그런 일에는 아이들도 몰리기 때문에 급여가 조금 적어도 편한 게 낫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대답했다.

고등학교 교사 김모(34.남)씨는 “아이들이 방학기간 아르바이트를 통해 사회경험을 쌓는 등 좋은 효과도 있지, 이를 악용하는 몇몇 업주들에 의해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도 전에 상처를 받아 사회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될까봐 걱정이 앞선다”라고 말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익산고용노동지청 관계자는 ‘법 안지키는 일터 신고해~앱!’과 신고전화(1644-3119)등을 운영하고 있어 최대한 활용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아직 가치관과 판단력이 성숙하지 않은 아이들의 근로조건개선을 위해 현실적인 신고방법과 업주를 대상으로 한 홍보활동 등의 구조개선이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