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새벽부터 24일 아침까지 악취 스모그가 부송동 어양동 영등동 팔봉동 지역을 뒤덮었다. 익산시 환경위생과 담당 공무원이 24일 오전 악취스모그 발생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희뿌연한 것은 안개가 아닌 발암물질을 동반한 악취 스모그.

지난 한 주간 동안 네차례나 익산제2산업단지에서 시민들이 잠든 사이 극심한 농도의 악취가 부송동과 영등동 팔봉동 어양동 지역을 강타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이들 악취는 주로 두산과 벽산 등의 대기업에서 내뿜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 악취에는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어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경우 향후 기형아 출생 등 불안한 미래가 예고되고 있다.

지난 한 주간 동안 익산 제2공단에서 4차례의 대규모 악취가 배출됐다. 23일 토요일 밤부터 24일 오전 9시 경까지 부송동과 영등동 어양동 팔봉동 일대는 마치 화재가 발생했을 때와 같은 스모그가 도심을 뒤덮었다.

하루를 거르지도 않고 당일 24일 밤 11시 30분 경부터 또 다시 호흡하기 힘들 정도로 강도 높은 화학약품 악취가 발생했다.

25일 새벽에도 전날과 같은 악취가 이어졌다. 이어 28일 새벽 2시에도 화학물질 냄새를 동반한 악취가 부송동 지역을 강타했다.

이러한 악취의 경우 국도화학, 두산전자, 벽산 등지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국도화학은 연간 1,300톤의 발암물질을 대기로 배출하고 있다.
환경부의 화학물질 배출량 보고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익산시에서 발암물질을 취급·배출하는 업체는 16개다.

국도화학은 발암물질 에피클로로히드린을 연간 1,325톤을, 벽산, 두산전자, 한솔홈데코는 름알데히드를, LG생명과학은 디클로로메탄을, 두산전자에서 클로로포름을 배출하고 있다.
이밖에도 디(2-에틸헥실)프탈레이트, 크롬 및 그 화합물, 클로로타로닐, 카테콜, 납 및 그 화합물, 니켈 및 그 화합물 등의 발암물질 등이 대기를 통해서 배출되고 있는데 시민들이 잠을 자면서 이를 흡입하고 있는 것이다.

제2공단 대기업들에서 배출되는 이 발암물질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기형아 발생, 암 환자 대량 발생 등의 우려가 높다.

이러한 발암물질을 포함한 악취는, 최근 겨울철에는 주로 시민들이 잠든 사이 새벽 동안 배출되고 있는데, 대기업의 도덕성에 심각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악취가 자주 발생하지 않던 겨울철에는 익산시가 시민모니터링 단을 구성하거나 전방위적인 점검을 하지 있는데, 대기업들이 이같은 익산시의 허점을 악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악취를 불법으로 무단 배출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뒤따르고 있다. 악취를 포집해 소각하는 RTO(악취포집 소각시설)을 가동하지 않을 경우 당일 전기사용량, 도시가스 사용량 등을 조사하면 RTO 가동여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익산시의 전방위적인 전수조사와 검찰의 수사가 촉구되고 있다.

또한 겨울철에도 악취 시민모니터링단을 가동하면서 악취 발생시 즉각적인 악취포집으로 상황을 파악하는 등 익산시의 적극적인 단속 또한 요구되고 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