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궁축산단지에서 발생하는 대규모의 가축분뇨가 새만금으로 유입되면서 하천수질을 극도로 악화시키고 있는데도 전라북도가 손을 놓고 있어 이들의 직무유기 및 방임에 따른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5일 전북도보건환경연구원이 발료한 새만금 유역 하천 수질 조사 결과 익산천은 BOD(생물학적산소요구량)가 10㎎/ℓ을 초과하는 최하 6등급인 것으로 조사됐다.

가축분뇨처리장 방류수가 유입되는 지점인 문종마을에서는 BOD가 무려 72.1㎎/ℓ까지 높게 나타났다. 익산천의 수질이 나쁜 이유가 익산왕궁축산단지의 가축분뇨 및 생활오수의 영향 때문이라는 것은 전북도 및 익산시 관계공무원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익산시와 전라북도의 관련 공무원들은 정작 손을 놓은 채 세금만 축내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실제로 최근 몇달 동안 지속적으로 왕궁축산단지에서 축산농가들이 무단으로 방류하면서 대규모의 가축분뇨가 새만금으로 유입되고 있다. 지난 2일 현장 확인 결과 축산단지 하류의 저류지인 주교제에서는 드럼통 크기의 구멍을 통과하는 가축분뇨가 지속적으로 유출되고 있었다.

이를 민원인이 전북도에 신고했는데도 공무원들은 현장출동도 하지 않은 채 뒷짐지고 있다.

이처럼 매일 수만톤의 가축분뇨가 새만금으로 흘러들고 있는데도 전북도와 익산시는 지난 3년 간 단 5회 밖에 단속하지 않았다. 국민의 세금으로 급여를 받고도 손을 놓고 있었던 것. 이러한 단속마저도 분뇨를 무단 방류하는 실제 농가보다는 민원을 제기하는 쪽에 대한 보복성 단속 일색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전북도에는 새만금환경국이 설치되고 새만금 수질과 관련한 부서에 수십명의 공무원들이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한 시민은 "이들이 수년 간 받은 급여 액수만 합해도 왕궁축산단지 문제는 벌써 해결됐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무단방류 방치하는 전북도 입장

왕궁축산단지에서 방출되는 생활하수는 하루 500여톤이고, 왕궁축산단지에서 발생하는 분뇨양은 평균 600여톤이다. 가축분뇨처리장은 하루 최대용량 700톤 처리규모로 지어졌다. 당초 가축분뇨처리장은 돼지 1마리 당 하루 평균 5.1kg의 분뇨발생량과 세척수 등을 포함해 700톤을 넘지 않을 것으로 익산시가 설계했다.

계획대로라면 생활하수에 분뇨가 섞이지 않아야 하고, 세척수를 포함한 분뇨는 모두 처리가 되어야 정상이다. 그런데 현재 세척수를 포함해 하루 최대 600여 톤 정도 발생해야 하는 분뇨가 700톤을 넘고 있고, 드럼통 규모의 홀 구멍으로 축산단지에서 무단방류 되고 있는 분뇨와 생활하수가 수만톤씩 새만금으로 유입되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왕궁축산단지의 분뇨 무단방류에 대해 전북도와 익산시는 3년 동안 단 5회 밖에 단속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이와 관련, 전북도는 익산시가 현장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 대한 관리감독도 소홀했다. 새만금을 수십년 전부터 담당하고 있는 전라북도가 직무를 방임한 것으로 분석되는 방점이다.
지난 5일 전북도에 따르면 왕궁축산단지에서 무단방류되고 있는 가축분뇨에 대한 성분 분석 자료 도 가지고 있지 않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전북도 관계자는 "가축분뇨 문제가 어제 오늘 내일의 일이 아니고 몇십년째 쌓여 있는 것이다"고 답변했다. 축산농가에서 무단 방류되는 가축분뇨에 대해서도 전북도는 "현재 무단방류 되는 것이 아니고 수십년 동안 쌓여져 있던 퇴적된 분뇨가 단지 생활하수에 씻겨져 흘러내려가는 것이다"고 강변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 확인 결과 매일 농가에서 방류되는 가축분뇨가 그대로 수로에 유입되는 것이 확연하게 식별되는데도 전북도는 이같은 궤변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단속의 문제에 대해서도 "모든 권한이 익산시장에게 있기 때문에, 익산시에 계속 단속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익산시에서 판단하고 익산시가 그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전북도는 익산시가 대책을 추진하는지 확인만 할 뿐이지 책임과 권한은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지난 5일 전북보건환경연구원이 새만금 유역 하천 72곳 조사 결과 31.9%에 달하는 23곳의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이 최하 6등급으로 발표하자, 현재 전북도가 비상이 걸린 상태다.
전북도 관계자는 "행정력을 동원해서 주민교육을 강화하고 지도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