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거리 1,000m로 개정된 최근 신축 “익산시가 유일할 것”

천연염색체험장과 생태거점마을 등으로 지정돼 농촌전통테마마을로 널리 알려진 함라면 신목리 소룡마을에 개 사육장이 들어서면서 마을 주민들이 ‘개사육장 허가 반대 주민대책위원회’를 꾸려 이를 반대하고 나섰다.

‘개사육장 허가 반대 주민대책위(위원장 배동문)’는 지난 15일 익산시에 “시는 개사육장 신축허가를 재검토하고 허가를 취소하라”면서 “청정테마마을에 개사육시설이 허가되는 어처구니 없는 행정처리 과정에 대해 주민들이 납득할 만한 종합적이고 면밀한 감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하는 민원을 제기했다.

함라면 신목리 1473번지가 있는 소룡마을 일원은 익산시가 2005년부터 농촌테마마을로 지정해 천연염색 체험장, 함라권역농촌마을종합사업 생태거점마을 등으로 지정하면서 익산시 농촌관광의 모범마을이 되도록 시와 주민들이 노력해온 곳이다.

그런데 개사육농장주인 A씨는 이곳에 2011년 11월 총 대지면적 1,908㎡에 400㎡ 견사 두개 동 총 800㎡ 견사(8백마리 상당의 사육시설) 시설설치 신고서를 환경위생과에 접수했고, 도시개발과와 주택과를 거쳐 2012년 1월 허가됐다.

이러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던 주민들은 지난 12일 농장주 A씨가 시설 설치 공사를 시작하자 절대 불가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익산시에 따르면, 농장주 A씨가 2011년 11월 견사신축을 익산시에 신고할 당시는 허가대상이 아니었고 당시의 ‘익산시 가축사육 제한조례’에 따르면 주택 및 기타시설이 위치한 부지 경계로부터 축사부지 경계까지 직선거리로 200m이상 떨어져 있어 제한지역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로부터 1년 뒤인 지난해 5월과 9월, 2년 뒤인 올해 1월 관련 조례가 세차례 개정되면서 가축사육 제한지역이 당초 200m에서 1,000m로 변경됐다.

건축주와 익산시는 최초 접수 당시 법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고, 주민들은, 건축주가 1년 4개월 동안이나 건축행위를 하지 않았고, 시행시점이 현재이기 때문에 현재의 법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주민들에 따르면 당시 마을 주택으로부터 견사까지의 거리가 단 9m 밖에 차이가 나지 않은 209m이기 때문에 익산시가 주민들의 의견을 당연히 물었어야 했다.

뿐만 아니라 익산시가 주민의 의견을 무시한 행정을 보였고, 의견서에 ‘주민 민원소지 있음’이란 의견을 당시 공문을 통해 제출한 만큼 주민들이 당시 상황을 전혀 몰랐고 이제서야 알아 이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견사를 절대 허가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특히, 주민들은 청정테마마을에 익산시가 서슴없이 개사육장을 허가한데 따른 익산시의 어처구니 없는 모순된 행정에 강력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주민들은 “마을 주민 모두가 오랫동안 쌓아온 청정테마마을을 한 순간에 무너뜨리고, 공무원들이 작성한 종이 몇 장에 장기간 쌓은 유·무형의 경제적 자원과 이미지 손실로 소박하지만 모범적인 농촌관광마을이 수렁에 빠지게 됐다”면서 “더 이상 주민들의 강력한 집단행동으로 내모는 모순 행정을 당장 중단하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또 “아마도 전국 자치단체 중에서 자신들이 농촌관광거점으로 지정한 농촌테마마을에 혐오시설인 개사육장을 허가하는 곳은 익산이 유일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개사육장 허가 반대 주민 대책위원회’는 견사육장 신축허가 재검토 및 허가 취소 민원서를 지난 15일 익산시와 익산시의회에 제출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