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 “50%로 건조하면 소각용량이 40톤 정도로 문제 없다”

익산시가 동산동에 설치할 하수슬러지 소각장을 추진하면서 법률에 규정된 절차를 피하기 위해 임의로 일일 처리량을 법이 정한 기준량보다 낮게 설정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익산시의회 박종열(무소속 영등1 동산)은 지난 27일 익산시청 브리핑 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으로 추진되고 있는 하수슬러지 소각장 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박 의원은 “익산시의 하수슬러지 소각장 기본계획은 하루 100톤의 슬러지를 건조해 50톤으로 소각한다”는 내용인데,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촉진 및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을 보면 50톤 이상의 소각시설일 경우 입지선정위원회 및 주민협의체 구성, 환경영향평가 등 여러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익산시가 이 법률을 교묘히 피하기 위해 소각로를 50톤 미만으로 설치하겠다면서 주민들의 불신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익산시의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기본계획에 따르면 하루 하수슬러지 투입량은 100톤이며 이를 건조해 함수율을 60%로 낮춘 뒤 소각로에 유입되는 건조슬러지 양은 ‘50톤’으로 산출되었는데, 이제와서 ‘50톤 미만’으로 만들어 소각하겠다는 것은 기본계획을 무시하는 불법행정”이라며 지금이라도 당장 소각장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어 “법을 교묘히 이용하고 주민들 대다수가 반대하는 소각장 건립을 일방적으로 처리하려는 익산시의 의도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고 주민들의 여러가지 피해를 강요하는 하수슬러지 소각장 계획은 전면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박 의원은 “지식경제부 장관으로부터 GR(그린)마크를 획득한 익산의 한 업체에서 폐석산 복구용으로 하수슬러지가 재탄생한다면 익산시로서도 좋은 일이고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익산시는 하수슬러지 자원화시설의 건조시설 반입량을 하루 100톤, 소각능력을 하루 50톤 미만으로 계획한 이유에 대해 “한국환경공단에서 성분 및 발열량 조사를 한 결과 익산시 슬러지는 수분함량 약 50%정도에서 가장 잘 연소되는 것으로 파악했고, 슬러지 100톤을 수분함량 50%로 건조할 경우 소각로 용량이 40톤 정도이기 때문에 하루 소각능력 50톤 미만으로 설치토록 설계자에게 기준을 준 것이며, 이미 환경부의 자문을 받은 사항이다”고 해명했다.

익산시는 이어 “적정시설 용량을 일부러 크게 해 과다시설을 설치한다면 설계심의나 환경부 사업승인도 불가할 뿐 아니라 예산낭비와 환경오염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일부러 시설을 줄일 필요도 없지만, 또한 더 키울 이유도 없으며, 경제적 환경적으로 적정한 용량이 가장 좋은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익산시 하수슬러지 처리 용역 기본계획서는 하루 처리 용량을 50톤으로 계획했고, 이 경우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및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50톤 이상의 경우 입지선정위원회 및 주민협의체 구성, 환경영향평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