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가 최근 발주한 전면책임감리 용역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업 구역도 멀리 떨어져 있고 별개의 공사임에도 불구 각 공사를 무리하게 묶어 한 업체에 맡기는 통합책임감리 형태로 발주한 것은 특정 업체에 특혜를 주기 위한 의도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4월부터 개정된 건설기술관리법이 시행됨에 따라 새로운 평가방식이 적용되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갑자기 3월 말 발주했을 개연성에 대해 의혹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익산시는 지난달 26일 이미 공사가 진행 중인 세 곳의 공사현장에 대해 통합 감리용역을 발주했다. 조달청 나라장터에 공고된 내용에 따르면 함열구역과 춘포구역의 하수관거 공사 두 곳과 금강동 일원의 생태습지 조성 공사현장 등을 하나로 묶는 총사업비 18억원 규모의 통합전면책임감리 용역이다.

하지만 논란이 일자 익산시는 지난 1일 오후 용역 발주를 전격 취소하고 문제가 된 점을 보완해 추후 다시 발주하겠다고 밝혔지만 불법 용역 발주에 대한 여론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이 사업에 논란이 되는 부분은 전면책임감리 용역을 발주하기 위한 조건인 200억 원을 맞추기 위해 멀리 떨어져 진행되는 공사와 별도 공사를 무리하게 끼워 넣었다는 것과 발주 시점이 관련 법 개정안의 시행을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이다.

건설기술관리법에서 전면책임감리 용역 대상 공사를 총 공사비 200억 원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익산시가 함열구역(128억)과 춘포구역(58억)의 하수관거 공사에 금강동 일원의 유천생태습지 조성 공사(105억)를 묶어 통합감리를 발주한 것이 아니냐는 게 관련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또 동법 102조 3항에 따르면 “발주청은 공종(공사종류)이 유사하고 공사현장이 인접한 경우에 해당 건설공사를 통합해 책임감리를 하게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지만, 익산시의 경우 공사종류도 다르고 공사현장도 인접하지 않은 공사를 무리하게 묶어 통합전면책임감리 용역을 발주한 것이다.

실제로 함열구역과 춘포구역 공사현장 까지는 직선거리로 약 20km 가량 떨어져 있으며 유천생태습지 조성 공사는 하수관거와는 상관없는 별도의 공사다.

또 현재 세 곳 모두 공사가 진행 중인데다 개정된 건설기술관리법에 의해 4월부터 달라지는 평가방식을 앞둔 시점이어서 이를 피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지가 익산시는 지난 1일 발주를 취소하고 추후 다시 발주하겠다고 밝혀 수습에 나섰으나 각종 의혹의 눈총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익산시 관계자는 “문제가 제기된 부분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하지 않고 행정기준에 따라 여러 공사 현장을 묶어 감리 용역을 발주한 것”이라며 “새 지침과 기준에 맞게 투명성을 갖춰 추후 개별 발주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