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동 일원 기존 보석제조업체들 88.9%가 입주 기피
55%가 투자 여력 부족.. 자생력 강화 위한 전략 필요

영등동 일원의 보석 가공업체들이 왕궁단지로 이전하는 것을 기피하고 있어 이미 700억원 이상이 투자됐고 향후 300억원이 투자되는 등 1천억 규모의 보석산업 집적화사업의 차질을 피할 수 없는 실정이다. 대체사업 발굴 등 보석산업 고도화사업계획의 전면적인 수정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익산시는 지난 1월 21일부터 2월 22일까지 한달 동안 영등동 일원의 보석가공 업체와 판매 업체를 운영하는 130여명을 대상으로, 익산 보석사업의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실태 및 수요에 관한 설문조사와 면접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익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왕궁보석가공단지 조성사업이 비현실적이라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88.9%가 입주를 기피했는데, 열악한 투자능력(55%)이 주된 이유였다.

익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왕궁 보석가공단지로 이전할 의사를 묻는 질문에 응답한 업체들 중 47.6%가 무조건 입주를 반대하고, 41.3%가 조건부 입주 의사를 표했으며, 조건 없이 입주하겠다는 업체는 3.2%에 불과했다.

입주 반대와 조건을 완화해 주면 입주하겠다는 이유를 보면, 시내에서 먼 입지조건 30.3%, 영세업체로서 투자 능력 없음 28.8%, 재투자 여력부족 25.8%, 너무 높은 분양가 9.1%, 기타 6.1% 등으로 나타났다.

익산시는 그동안 왕궁면 동용리 일원에 4백억원을 투입해 보석박물관과 화석박물관을 건립했고, 그 옆에 7억6,700만원을 들인 귀금속보석공방과 120억원을 들인 국내 최대 보석판매센터인 주얼펠리스를 건립했으며, 귀금속보석가공단지 토지매입비와 조성사업비로 192억원을 투입했다. 향후 투입될 귀금속보석가공단지 조성사업비는 300억원 규모다.

왕궁 보석단지로의 이전을 기피하는 영등동 보석단지내 업체들은 대부분 현 시설의 리모델링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도 리모델링 비용에 대해서는 재정지원과 자체재원으로 진행하겠다가 57%, 재정지원으로만 하겠다는 응답이 20%를 차지했다. 자체재원을 투자해 리모델링 하겠다는 응답자는 전무해 지방재정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영등동 보석 가공단지 제조업체의 판로를 보면, 익산 관내 25%, 익산외 지역이 49%, 해외수출 26%로 나타났다.

또, 주얼팰리스를 찾는 주요 구매자의 형태는 오래된 단골 고객의 비중이 가장 높고, 익산방문 관광객, 전북 방문 관광객 순으로 조사돼 고객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호남고속도로 익산 IC 근처의 주얼팰리스 입지가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된 결과다. 따라서 익산지역을 찾는 관광객을 사로잡는 친절마인드와 연계관광개발사업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익산지역 보석가공 및 판매업체들은 보석판매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는 보석대축제와 보석산업박람회 개최를 으뜸으로 꼽았다. 년 2회 실시하는 축제 행사가 상당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패션주얼리 중국기업의 유턴으로 인해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36%가 업체 간 상호 협력 후 윈윈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답변이 나왔고, 파인주얼리의 위축분위기 형성 우려는 29%로 상대적으로 낮게 조사돼 향후 상호 보완적 관계를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의 설문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과거 익산시가 전통산업이라는 이유로 업체들을 지원해온데 따른 의존도가 상당히 높았던 것으로 분석되면서 시의 정책적 지원 강화, 업체들의 자생력 강화 등이 과제로 남고 있다.

익산시는 “익산시의 정책지원, 제조업체들의 이해와 양보 협력, 판매업체들의 협력, 패션주얼리 유턴기업들과의 상호 보완 속에서 발전적인 보석산업을 위한 정책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