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Ⅰ. 익산보석산업의 현주소
Ⅱ. 보석가공단지 영등동 왕궁 이전 문제
Ⅲ. 왕궁 보석 단지 활성화 방안
Ⅳ. 파인과 패션주얼리 결합, 보석도시 영광 재현 기대
Ⅴ. 방향성

익산시가 올해 1월 21일부터 2월 22일까지 한달 간 익산의 보석산업에 종사하는 가공업체와 판매업체 등 사업주와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익산보석산업의 실태 및 수요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결과 기존 영등동 80여개의 제조업체가 속한 가공단지를 왕궁으로 이전하는 것을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다. 또한 기존 파인주얼리 산업과 중국에서 유턴하는 패션주얼리 업체가 상호 협력해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업체들이 자생력을 갖기보다는 지자체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상당히 강한 것으로 보여 자생력을 기르기 위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이밖에도 향후 익산의 보석산업을 새로이 재정비 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각종 다양한 의견들이 도출됐다.

이같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익산 보석산업의 발전방향을 모색하는데 기여코자 한다.

◈ 실태분석과 수요 조사가 우선

익산의 보석산업은 크게 원석을 가공 생산 판매하는 파인주얼리와 다양한 소재를 사용하는 패션주얼리 산업으로 구분된다. 과거 파인주얼리 산업을 중심으로 가공과 판매가 주를 이뤄오면서 최근 중국으로 이전했던 패션주얼리 기업들이 익산으로 대거 유턴할 계획이다.

이에 따른 보석산업에 새로운 변화의 흐름이 익산을 강타하고 있다. 미래의 보석산업 발전을 견인하기 위한 익산시의 노력은 우선 현재의 실태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보석산업에 종사하는 이들의 욕구를 파악하는게 급선무다.

이를 위해 익산시는 지난 1월 21일부터 2월 22일까지 영등등 귀금속 가공단지와 왕궁 주얼팰리스 판매업체를 대상으로 가공단지와 판매시설 등 현 실태분석과 입주의사 및 투자계획을 조사했다. 

이와 함께 주얼팰리스의 실태분석, 입점업체 관련 활성화를 위한 방안 등도 조사했다. 이와 더불어 주얼리산업 인프라 시설에 대한 효율적 이용을 위한 패션주얼리 지원 및 R&D센터 공동사용 여부, 왕궁 고도화사업 아파트형 공장, 디자인개발센터 사용 여부 등도 함께 조사했다.

설문조사는 조사원 1대1 면접조사로 진행했고, 익산 주얼리 산업 종사자 전수조사 방법으로 130여명을 대상으로 했다. 설문 문항 추출을 위한 주얼리산업 관련 협회 임원과 종사자 등에 대한 인터뷰도 진행했다.

영등동 보석가공단지 1~2단지 모든 건물 종사자를 대상으로 사전에 전화로 알리고, 익산시 한류패션지원과에서 사전에 조사와 관련 현수막을 4곳에 설치해 홍보했다. 설문지를 우선 전달한 후 면접을 통해 작성, 회수하는 방법을 택했다.

전체 대상의 92%(120부)에 전달됐고 68%(82부)가 회수됐다. 회수한 설문지 중 89%(73부)가 유호한 분석 대상이었다.

응답자 전체 73명은 제조업체 31명(42.5%), 판매업체 13명(17.8%), 판매 겸 제조업체 29명(39.7%)으로 구성됐다.

단체별로는 귀금속보석익산기술협회 10명, 익산귀금속제조업발전협의회 8명, 익산귀금속수출협회 3명, 주얼팰리스협의회 38명, 익산귀금속공예협회 11명 기타 9명으로 구성됐다.

◈ 국내보다 국외 매출 많아 관광객과 오래된 고객이 주요층

우선 영등동 보석가공단제의 제조업체의 주요 고객 현황을 보면 익산 관내보다 관외지역과 해외수출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제조업체의 납품지역은 익산 관내가 25%이며 익산외 지역이 49%, 해외수출 26%로 조사됐다.

주얼팰리스의 고객 또는 구매자 현황을 보면 익산시민보다 관외 소비자가 높게 나타났다. 판매장을 찾는 고객에 대해 지역별 빈도를 보면 국내 32, 전북 도내 27, 익산 관내 22, 해외 5의 빈도를 보였다.

구매자의 형태별 빈도를 보면 오래된 고객이 38, 익산 방문 관광객 27, 기타 22, 전북 방문 관광객이 16을 기록했다.

주요 구매자의 형태는 오래된 고객의 비중이 가장 높고, 익산방문 관광객, 전북 방문 관광객 순으로 조사돼 고객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따라서 우리 지역을 찾는 관광객을 친절하게 대하는 고객화 전략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호남고속도로 익산 IC 근처의 주얼팰리스 입지가 소비자들에게는 그리 나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보석산업 정책수립
  “시 일방적 결정으로 업체의견 반영 안돼”

보석산업에 대한 익산시의 정책방향과 정책수립 과정을 묻는 질문에서는 ‘판매업 중심’이라는 대답이 37.1%, 기타 22.6%, 제조업 중심 육성 21.0%, 제조업과 판매업 육성 19.4%로 답했다.

정책결정 과정에서 의견 반영은 ‘잘 반영되지 않았다’의 비율이 59%로 가장 높았다.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사유로는 ‘익산시가 일방적으로 정책방향을 결정해서’가 47%, ‘단체장 위주의 의견반영’이 29% 응답률을 기록했다.

또한 판매업 중심으로 육성했다는 의견이 37%로 가장 많았으며, 제조업체가 이 의견을 많이 냈다. 이는 제조업과 판매업 종사자가 이해관계에 따라 서로 상이한 입장을 보인 결과다. 

◈ 보석가공단지 왕궁 이전 불가 여론

익산시는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총 80억원을 들여 주얼팰리스 근처 왕궁면 동용리 산 61-20 일원에 보석가공단지 조성을 마쳤다. 하지만 영등동 가공단지에 있는 업체들이 입주를 꺼리고 있어 사업이 새로운 방향 모색이 필요하게 됐다.

이에 대한 업체들의 단지 이전 기피 이유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시내에서 먼 입지조건’이 30.3%, ‘영세업체로서 투자 능력 없어서’가 28.8%, ‘재투자 여력부족’이 25.8%, ‘너무 높은 분양가’가 9.1%, 기타 6.1%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투자능력의 열세(55%)로 나타났으며 익산지역 업체들이 왕궁 단지의 입주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결과와 인터뷰 등을 고려하면 왕궁보석가공단지에 입주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힘들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대체사업 발굴이 필요하며, 변경계획 수립 등 행정절차에 대한 검토가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익산시는 보석을 테마로 하는 관광형 체험시설 등에 대한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 왕궁 보석가공단지에 입주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47.6%가 입주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이어 조건 완화 시 입주 41.3% 기타 7.9%, 무조건 입주 3.2%로 나타났다.

입주 완화 조건으로는 융자 등 금융지원 35%, 직접적인 재정지원 33%, 낮은 분양가 24%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재정지원 비율은 응답자의 50%가 전액지원을 선택했다.

결국 향후 왕궁 가공단지 입주 의향에 대해 ‘입주하지 않겠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48%, 입주하겠다는 긍정적인 의견이 45%로 분석됐다.

특히, 제조업체는 62%가 입주에 반대 의견을 표명했고, 순수 판매업체는 입주를 찬성하고 있고, 판매와 제조를 겸하고 있는 이들은 찬성과 반대가 각각 절반으로 나타났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