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예수보육원 원장 K목사가 개인 운영 보육원을 설치해놓고 정부로부터 아동들에게 지급되는 생계비 대부분을 갈취해 자신의 배를 불려온 사실이 밝혀져 파장이 일고 있다.

이 예수보육원에 대해 아동 ‘사육’ 논란이 수년전부터 제기돼 왔다. 2006년경 남중동에 있는 ‘주님의집’을 방문했던 자원봉사자들은 “양육이 아니라 사육을 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당시 자원봉사자들은 단 한번 봉사 이후 봉사자 방문을 차단해 이후 봉사자들은 이곳을 방문하지 못했다. 당시 시설은 2008년 1월 예수보육원이라는 이름으로 동산동으로 이전했다.

이후 이 아이들은 줄곧 성장하지 않아 키가 작고 외소했다. 보육원 원장이 이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지 않고 자신들 배불리는데 사용했기 때문이다. 갈취와 횡령, 인권침해, 후원금 부정사용 등 도가니 사건에 뒤 이은 익산예수보육원 원장 K목사의 전횡을 살펴봤다.

▶ 익산예수보육원은 어떤 곳?

예수보육원은 K목사가 남중동에서 2004년 2월부터 ‘주님의 집’이라는 이름으로 미혼모에 의해 버려지거나 태어난 아동들을 보육하던 시설로 시작했다.

정부는 개인이 미인가로 운영하면서 인권을 착취하는 시설들을 정리하고 복지시설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조건부 인가를 해주다가 50인 미만 시설의 경우 조건을 갖추면 신고시설로 받아들이고 개인이 운영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 시기에 익산예수보육원은 2008년 1월부터 동산동 459-19번지에 2월 말까지 종사자 자격기준을 갖출 조건으로 ‘조건부 신고시설’에서 ‘아동양육시설(개인시설) 신고시설’로 전환했다. 

이곳은 사회복지사업법과 아동복지법의 적용을 받으면서 후원금 또는 개인의 비용으로 운영할 수 있는 정부 미지원 개인시설에 속한다. 때문에 시설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후원금 또는 개인의 자부담이 투자되어야 하는 곳이다.

현재 이곳에는 5세부터 미취학 아동 3명, 취학 아동 25명(초등학교 4학년까지) 합 28명(이중 장애인 중증 6명, 경증 3명)이 생활하고 있다.

종사자는 원장으로 K목사, K씨(K목사의 딸), J씨(요리), B씨(교회의 집사), 봉사자 2명( K목사의 딸 K씨 외 1명). 이들 6명은 모두 정부로부터 받고 있는 아동들의 생계비에서 인건비를 받고 있으며 실제 종사여부는 불투명 하다.

▶ 아이들 생계비로 배불린 악덕 목사
    가족들과 인척까지 동원 경악

이 예수보육원의 가장 큰 문제는 2008년 1월부터 올해 5월 현재까지 5년 동안 아이들의 생계비 절반이 K목사와 그의 두 명의 딸, 그가 알고 있는 교회의 집사 인건비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아이들을 위해 사용되어져야 할 생계비가 K목사의 생활비 대부분으로 지출됐다는 점이다.

익산예수보육원에 생활하고 있는 아동 28명은 모두 부모가 없는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정부로부터 1인당 최소생계비 36만3,200원과 주거비 8만7,130원을 합한 45만330원을 아동개인의 통장으로 지급받고 있다. 이 28명 중 6명은 중증장애인으로 각각 20만원을, 경증장애인 3명은 10만원을 장애인 수당으로 지급받고 있다.

장애수당을 제외하더라도 28명이 1인당 받는 생계급여는 45만330원. 28명 전체를 합하면 총 1,261만원이 된다. 매월 평균 1,200만원에서 1,400여만원이 개인통장으로 지급되고 있는 것이다.

이곳의 K목사는 부모를 알 수 없는 아이들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후견인으로 지명받았다. 의사무능력자인 이 아동들을 대신해 이 비용을 아이들의 생계를 위해 사용해야 한다.

2010년 6월 지출내역을 살펴본 결과 아동들 생계비가 지급되는 20일부터 회계를 시작했다. K목사 220만원, 그의 딸 130만원, 그의 또 다른 딸에게 유급봉사비로 113만원을 지급했다. 집사라 불리는 B씨에게 160만원, 밥해주는 이에게 100만원이 지급됐다. 결국 K목사는 자신의 가족을 위해 매월 463만원을 가져갔다.

또 다른 문제는 아이들을 위해 지출한 생계비에 있다. 2010년부터 3년 간 K목사가 28명의 아동들 주식비와 부식비로 사용한 생계비는 월 평균 70만원~100만원 밖에 되지 않았다.

정부가 아동들에게 필요하다고 계산해 지급한 1인당 최소 생계비 36만원을 합하면 28명에게 1천만원이 사용되어져야 했다.

그러나 K목사는 28명을 위해 단돈 70여만원 밖에 아이들을 위해 사용치 않았다. 2010년 6월 K목사가 지출한 생계비를 살펴본 결과 78만3,880원이 고작이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78만원의 생계비는 그의 신용카드로 대부분 대형마트에서 결재된 것으로, 두부 1개 2,980원, 냉동낙지 1개4,980원, 주부초밥 480g 1개 4,800원, 초코파이 2개, 무 1개, 두부,콩나물,묵 1개 3,000원 등등으로 모두 개인의 가족을 위한 것으로 보일 뿐, 28명의 아동들을 위해 구입한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는 내용들이었다.

이에 대해 K목사는 후원금품으로 아이들을 먹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후원금품 내역을 살펴본 결과 또한 놀라웠다.

후원금의 경우 한달 평균 40~70만원 선으로 K목사는 이 후원금을 시설을 증축하기 위해 예수보육원 명의의 통장으로 보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횡령으로 보여지는 대목이다. 후원금의 경우 후원자의 의도대로 아이들을 위해 사용되어져야 하지만 아이들을 위해 사용치 않고 보관하고 일부는 현금을 인출해 사용했다. 

후원품의 경우도 마찬가지. 쌀이나 김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후원품이 간식거리이고 양이 소량이어서 아이들에게 주기 보다는 자신들이 먹어치웠을 개연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 짜맞춘 회계
    후원금 부정사용 의혹

K목사는 월말 정산서를 시에 제출하기 위해 영수증을 불법으로 짜맞추기까지 했다. 2010년 6월 21일 부식비 명목으로 지출한 지출결의서에는 6월 2일 서울 노량진 벌집삼겹살에서 먹은 4만원짜리 영수증을 부식비 명목으로 첨부했다.

또 같은 날 지출결의서 영수증에는 6월 2일 경기도 안성휴게소에서 호도과자 2천원, 6월 14일자 김밥나라 1천500원 영수증 등을 첨부해 사문서까지 위조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후원금의 경우 사회복지사업법과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르면, 후원처와 사용내역을 반드시 기재해 공고해야 한다. 하지만 K목사는 후원금 사용내역을 기재하지 않았다.

확인 결과 후원금을 기부자의 사용목적대로 사용치 않고 예수보육원 명의의 통장에 모두 보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후원금을 기부자의 기부 목적대로 사용치 않을 경우 횡령에 해당, 수천만원의 횡령 관련 검경 수사가 요구되고 있다.

2010년부터 2012년 12월 말까지 서류를 확인한 결과 생계비 갈취, 후원금 부정사용 의혹 등에 관한 3년 동안 작성한 서류가 2010년 6월 분, 2012년 2월분 서류와 대동소이 했다.

이 시설은 또 사회복지사업법의 규정에 따라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해야 하지만 원장인 K목사가 독단적으로 운영해 오고 있는 점이 익산시의 관리감독 과정에서 적발됐다.

▶ “북한애들 같다”는 증언
     학교 점심 급식, 하루 서너차례 먹는 아이들 옷 안갈아 입어 냄새 진동

익산예수보육원에서 생활하는 28명의 아동 중 1학년 4명, 2학년 6명, 3학년 3명, 4학년 5명을 합해 18명이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다.

이들의 근황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14일 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의 교감, 부장교사, 간호교사를 만났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이 보육원 아동들이 “북한 아이들 같다”고 말했다.

학교 관계자들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왜소하고 키가 작으며 생육발달이 처진다고 했다. 다른 아동들과의 차이가 확연하고 누적된 것인지 모르지만 왜소해 보이는 것은 확실하다는 것이다.
교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아침식사는 깍두기나 계란 탕 등 한가지 반찬밖에 없다고 아이들이 말한다는 것이다.

특히 아동들은 점심 급식에 18명 대부분의 아이들이 밥을 서너차례씩 먹는다고 한다. 의복의 경우는 계절마다 한번 입으면 계속 입는다. 갈아입지 않고 씻지 않아서 냄새가 진동해 아이들 옆에 가기가 두렵다고 한다.

또한 부모가 양육하는게 아니라 교사에 의해서 양육되어지는 것 같다고 한다. 머리깍기, 손톱자르기, 목욕, 계절에 맞는 옷 입는 일 등 교사가 지시를 해야만 변화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특히 냄새로 인해 동료 학생이 힘들거라면서 학생들이 교사 앞으로 다가오면 코를 둘데가 없을 정도로 냄새가 지독하다는 것이다.

“옷을 안입혀서 북한애들 같아요.” 어느 교사가 말하자 모든 교사가 “그렇다”면서 이구동성으로 같은 의견을 말했다.

또한 유별나게 보육원 아이들이 감기를 자주 앓는다는 양호교사의 말이다.

정서적으로도 위축해 있고, 도벽이 있는 아이들도 있다는 것이다. 충분한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는게 교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과거와는 달리 지역아동복지센터가 있어 방과 후 아동복지센터에 오후 내 머물다 가기 때문에 지역아동복지센터에서나마 케어를 받는 것으로 보여 다행이며, 보육원은 단지 숙소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 노동력 착취 의혹

교사들에 따르면, 지난 5월 8일 어버이날 학교에서 부모님께 편지를 쓰도록 했다는데 초등학교 2~3학년 아이들이 부모에게 쓴 편지의 내용은  “앞으로는 동생 잘 돌봐줄께요, 아이 우유 잘 줄께요, 기저귀 잘 갈께요, 설거지 잘할께요” 등이었다고 했다.

자신들이 해야 할 업무를 아이들에게 시켜 철부지 아이들에게 노동을 시켜온 대목으로 보여진다. 한 교사는 이어, 어린 아이들이 잠을 자야만 큰 아이들도 잠을 자기 때문인지 수업시간에 자주 졸기도 한다고 했다.

▶ 아이들 수 킬로미터 걷고 차량은 개인용도

보육원이 있는 곳은 동산동 우남아파트를 지나 삼례방향으로 가다가 500여m 지점에 위치해 있다. 교사들과 학부모를 통해 확인한 결과 보육원에서부터 학교까지의 거리 1.5km를 매일 걸어서 통학한다. 그런데 K목사는 차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아이들의 통학을 위해 차량을 운행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자신 명의의 차량 스타렉스를 위한 차량 유류비 등을 2010년 6월의 경우 40여만원을 사용했고, 2012년 2월의 경우 73만원을 사용했다. 이 모두 아이들의 생계비와 주거비를 개인 용도로 차량을 운행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2012년의 경우 K목사는 차량비로 한해동안 537만원을 사용했다. 한달 평균 45만원의 유류비를 사용하면서도 아이들 학교 통학을 위해는 사용치 않았다. 저녁 시간의 경우 3곳의 지역아동복지센터에서 아동들을 집까지 태워주고 있다.

▶ 아이들 관리못한다고 머리 삭발
    아침마다 알 수 없는 운동, 아동학대

학교 교사들에 따르면 지난달 말 경, 예수보육원 K목사가 초등학생 1학년과 3학년, 4학년 아동 세명의 머리를 삭발했다. 한 학생은 모자를 쓰고 학교에 등교하고 모자를 벗지 않았다.

왜냐고 묻자 더워서 땀나서 깎았다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3명의 아동에게 한 교사가 묻자 한 아이는 “아버지(K목사)가 말 안들으면 이렇게 된다”면서 “본보기를 보여주기 위해서 머리를 깍았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교사는 “아이들 끼리 서로 관리를 하고 있는 것 같고, 몇몇 아이가 잘못을 하자 그를 관리하는 아이를 잘못 관리했다는 이유로 본보기를 보여주기 위해서 깍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익산시가 아동학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확인절차에 돌입하자 보육원 측은 “아이들 머리에 이가 있어서 삭발했다”고 변명했다는 것이다.

같은 반에 있는 한 학생의 학부모에게 확인 결과 그는 “왜 머리를 깍았느냐고 K목사에게 묻자 ‘더워서 시원하라고 깍은 것’이라고 대답하더라”고 말했다.

또, 이 학부모에 따르면 몇몇의 학생들이 가끔 아침마다 땀에 젖어 온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잘못한 일이 있어 운동하고 왔다”고 대답을 하는데 이 또한 학생들에 대한 가혹행위나 아동학대가 있는 것으로 의심이 간다는 것이다.

이 학부모는 이어 “자녀의 말에 따르면 학생들이 준비물도 안해온다”며 “유난히 작고 외소하며, 7살인데도 5살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데다 씻기지 않아 냄새가 심해 아이들에게 많은 피해를 입히고 있어, 어떤 부모의 경우 이 아동들 때문에 이사를 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 시설폐쇄 사유에 해당
    보건복지부 "인권침해 1회 적발만으로도 시설폐쇄"

2009년도부터 올해까지 매년 보건복지부의 ‘사회복지시설관리안’은 ‘인권침해 등 문제시설에 대한 관리 강화 등’의 항목에서 “인권침해 등으로 정상적 운영이 불가능한 시설은 시·군·구청장이 1회 적발만으로 시설폐쇄를 명하도록 함”이라는 규정을 두고 있어 이 시설의 경우 시설폐쇄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익산시도 이같은 방침을 확인하고 사실 확인 등의 절차를 거쳐 인권침해, 아동학대, 생계비 횡령, 후원금 부정사용 등이 더욱 확실하게 드러날 경우 시설폐쇄 절차에 돌입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사회복지전문 공무원들도 “이 시설이 과거로부터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있어 최근 지속적인 관리와 감독을 통해 인권침해, 아동학대, 회계부정 등을 추적하고 있었다”면서 “확인되는 대로 강력한 행정조치 및 고발조치를 감행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중증장애인 6명과 경증장애인 3명에 대해서는 장애인시설로 전원조치해야 하지만 이를 이행치 않고 정부로부터 이들의 생계비를 챙겨왔다. 지난 1월에는 장애아동 1명이 사망해 타살 여부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8조(생계급여의 내용)는 “생계급여는 수급자에게 의복, 음식물 및 연료비와 그 밖에 일상생활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금품을 지급하여 그 생계를 유지하게 하는 것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법인에서 운영하는 보육원인 이리보육원과 시온육아원, 기독삼애원의 경우 익산예수보육원과는 달리 생계급여 전부를 아동들을 위해 사용하고, 생계비에 더해 후원금도 아동들에게 합법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 시설을 폐쇄하고 아동들을 전원조치해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게 일고 있어 향후 익산시의 폐쇄조치와 경찰과 검찰의 수사가 촉구되고 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