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는 우리 사회가 더불어 행복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초석이다.

그런 점에서 복지국가 메카로 불리는 스웨덴의 복지정책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스웨덴의 복지정책을 상징하던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은 이제 ‘태내에서 무덤까지’라는 말로 시나브로 바뀌었다.

세상에 태어나기 전부터 시작해 생의 마지막까지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스웨덴의 복지정책에 대해 알아보자.

필자는 익산시 공무원 해외연수팀 ‘익산을 찾는 사람들’이 2010년 9월에 10일 동안 스웨덴 스톡홀름의 사회복지기관을 방문한 경험을 토대로 작성한 내용을 2회에 걸쳐 게재한다.  
 上. 스웨덴 복지모델의 특징
 下.‘태내에서 무덤까지’ One-Stop 복지

스톡홀름 시청

스톡홀름 나까구 고용사무소

스톡홀름 나까구청

▣ 스웨덴 복지모델의 특징

복지국가의 대명사인 스웨덴은 북유럽의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위치하고 있다.

국토 면적은 한반도의 2.4배에 달하지만, 인구는 929만 명에 불과하다.

국민소득은 우리나라의 두 배인 43,518달러이며 경제성장률은 3.2%이다.

조세부담율은 56.7%로 상당히 높은 편인데, 바로 여기에 스웨덴 복지모델의 특징이 있다.

스웨덴에서는 국민의 조세로 전 국민에게 골고루 복지혜택이 돌아가는 보편적 복지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보편적 복지란 국가의 적극적 개입을 통한 전 국민 서비스로서 복지를 구현하고자 하는 제도이다. 스웨덴 복지모델의 본질과 정의에 대한 접근법은 존 웰스(John Rawls)의 이론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

‘자율적 개인이 선택한 삶의 목표를 이루게 하도록 국가가 개입하여 모든 개인의 삶의 출발 조건이 동등한 상태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출생배경이나 부자와 빈자, 장애인과 비장애인, 강자와 약자를 구분하여 차별화하는 것이 아닌, 동등한 인격체로 동일한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권리를 누리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스웨덴에서는 세금은 많이 내지만, 전 국민 누구나 평등하게 복지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무상교육, 무상급식, 아동수당, 장애수당, 건강보험료 미 징수 등을 통해 국민이 원하는 서비스를 언제 어디서든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조세부담율은 19.7%로 스웨덴에 비해 2.8배 적게 조세를 내고 있다. 복지재정이 약한 까닭에 우리나라는 선별적 복지서비스를 하고 있다.

선별적 복지란 국가가 국민의 복지를 떠안기보다 개인과 가족의 책임을 우선하고, 문제가 발생할 때만 제한적으로 개입을 실시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에게 거둬들인 조세가 일부 빈자나 소외된 사람에게 집중된다는 의식이 강하다.

조세는 국민들의 지갑 사정과 직결되는 만큼 어느 나라에게서나 뜨거운 감자일 수밖에 없다. 물론 스웨덴에서도 높은 조세에 대한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스웨덴이 복지모델의 큰 틀을 유지할 수 있는 까닭은 노동자 중심의 중산층이 두텁게 형성되어 있는 덕분이다.

노동자들의 탄탄한 지지를 받고 있는 사회민주당은 스웨덴에서 1932년 선거 승리 이후 2006년까지 65년을 집권하면서 국가의 각종 복지제도를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체계적으로 도입하였다.

스웨덴의 복지모델 역시 이 시기에 안정적으로 정착되었다.

얼핏 생각하기에 한 정당의 장기 집권은 독재 권력으로 흐를 수 있다고 판단되지만, 스웨덴의 사회민주당은 노동자계층의 확고한 지지와 그 집단의 권리 옹호를 통해 표를 결집시켜 정권을 재창출하고 연장할 수 있었다.

사민당이 선택한 집단의 권리 옹호가 바로 사회복지제도였다.

복지는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올릴 수 있는 정책이므로 사민당은 복지제도를 사회적으로 정착시켰다.

복지제도가 정착됨에 따라 노동자계층은 계속되는 선거에서 사민당을 선택하였고, 그 결과 집권당으로써 65년간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었다.

이 덕분에 스웨덴의 시장제도는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이 아닌 성장과 분배의 조화에 기초하고 있다.

여기에 하나 더 스웨덴식 복지모델이 가능한 데에는 국민들이 정치인과 공무원에 대한 신뢰도가 상당히 높다.

또한 경영주가 노동자를 동반자로 인식하며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조세 고부담에 대한 국민적 저항이 적다는 점 또한 스웨덴의 보편적 복지제도가 가능한 이유이다.

채수훈
(익산시청 사회복지전담 공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