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는 우리 사회가 더불어 행복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초석이다.

그런 점에서 복지국가 메카로 불리는 스웨덴의 복지정책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스웨덴의 복지정책을 상징하던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은 이제 ‘태내에서 무덤까지’라는 말로 시나브로 바뀌었다.

세상에 태어나기 전부터 시작해 생의 마지막까지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스웨덴의 복지정책에 대해 알아보자.

필자는 익산시 공무원 해외연수팀 ‘익산을 찾는 사람들’이 2010년 9월에 10일 동안 스웨덴 스톡홀름의 사회복지기관을 방문한 경험을 토대로 작성한 내용을 2회에 걸쳐 게재한다. 

上. 스웨덴 복지모델의 특징

下.‘태내에서 무덤까지’  One-Stop 복지

▣‘태내에서 무덤까지’   One-Stop 복지

스웨덴은 ‘태내에서 무덤까지’라는 말처럼 영아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생애주기의 교육, 복지, 취업제도가 잘 정비되고 발달되어 있다. 아이가 태어나면 아동수당, 아동양육수당, 출산휴가, 출산급여를 받는다.

교육제도는 ‘어린이집·유치원-예비학교-기초학교-고등학교-대학교’로 이어져 있는데 7∼16세까지 9년제 의무교육이다. 스웨덴의 대학 진학율은 고등학교 졸업생의 40% 밖에 되지 않는다. 사회적으로 학력 차별이 거의 없기 때문에 대학교육을 받고 싶은 사람에 한해 대학에 진학한다.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사회제도가 잘 갖춰져 있는 것 역시 대학 진학에 대한 부담이 없는 까닭이 되고 있다.

물론 유치원에서 대학교까지는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각 학교에서는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그렇기에 스웨덴은 국내총생산대비(GDP) 대비 교육비 비중이 6.46%에 달한다.

이중에서 공교육비가 6.25%고, 사교육비가 0.21%이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GDP 대비 교육비가 8.20%로 스웨덴보다 높다는 점이다.

다른 점이라면 우리나라는 공교육비가 4.79%인데 반해 사교육비가 3.41%로 공교육비 만큼 사교육비가 들어간다는 점이다. ‘국가에 세금 내는 돈은 아깝지만, 내 자식을 위해 쓰는 돈은 아깝지 않다’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이 눈에 보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이 나라의 행정구조는 ‘중앙정부-랜(광역자치단체)-꼬뮌(기초자치단체)’의 3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스웨덴에서는 광역자치단체에 사회보장지청, 기초자치단체에 사회보장사무소(Insurance Office)를 두어 업무를 집행, 관장하며 각종 소득보장제도의 급여 및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스웨덴에서는 40여 가지의 각종 사회복지 수당과 복지급여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사회보장사무소만 찾아가면 된다.

급여와 수당의 이용신청은 인터넷이나 핸드폰, 전화(ARS), 카드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가능하다. 복지행정이 통합적, 체계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업무 효율성이 높으며 중복지원 문제에 대하여 전혀 고민할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가 다양한 복지기관에서 제공되는 복지서비스를 받기 위해 여러 기관을 전전긍긍 찾아다니며 신청해야 하는데 반해, 스웨덴은 사회보장사무소만 찾아가면 모든 사회복지서비스를 원-스톱으로 받을 수 있다.

스웨덴에서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급여와 수당이 지급된다. 태어난 다음달부터 16세까지 매월 1,050크로나(157,500원 정도)의 아동수당이 지급된다.

다자녀 가구는 아동 수 추가에 따라 추가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출산휴가와 출산급여도 갖춰져 있다.

한 아동당 480일의 출산휴가를 받을 수 있는데, 부모가 나누어 사용할 수 있다. 단, 60일 동안은 부모가 각각 의무적으로 휴가를 사용해야 한다. 출산급여는 390일은 월급의 80%, 90일은 1일 당 180크로나(27,000원 정도)를 지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90일의 출산휴가에 비해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는 정도이다. 그래서인지 스웨덴의 출산율은 우리나라의 1.15명보다 높은 1.88명이다.

자녀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가장 난감할 때는 자녀가 아플 때이다. 회사에 출근해야 하는 상황에서 병원에 데리고 가는 것이 쉽지가 않다.

그러나 스웨덴에서는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아동간병 휴가와 급여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아동이 12세가 될 때까지 1년에 60일까지 아동간병 휴가가 주어진다.

아동간병을 할 때에는 월급의 80%가 지급되기 때문에 아동을 간병하면서도 경제적인 걱정이 없다.

하지만 뭐라 해도 스웨덴 복지제도 가운데 가장 귀가 솔깃한 것은 건강보험료 납부제도가 없다는 사실이다. 의료재정이 전액 조세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국민 누구에게나 동일한 혜택을 주는 국민의료보험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보편적 의료제도를 실시하는 국가인 셈이다.

우리나라는 국민건강보험제도가 있지만, 건강보험료 체납, 미가입자의 속출, 영리병원의 허용, 의약오남용 등 의료정책 문제가 산적해 있다.

그러나 스웨덴에서는 국민의 건강권을 정부의 책임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다. 국가적 공공 의료정책은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척도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웨덴의 복지를 현미경처럼 들여다보면, 지구상에 이런 나라가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완벽하다.

그러나 스웨덴의 복지는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 스웨덴 국민들이 노력해서 얻을 결과이므로 우리나라 사람들도 마냥 스웨덴의 복지를 부러워할 것만이 아니라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해 의식전환을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그것이 자유와 평등, 성장과 분배를 조화롭게 실천하는 방법일 듯하다.

채수훈 익산시 여성청소년과 사회복지전담공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