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7억원 결손금 날치기 처리.. 반발

익산시 농협 쌀 조합 공동사업법인 전경

북익산농협(조합장 최수범)이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 동안 50억원의 재정손실을 발생시키는 등 최근 누적 결손금이 76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나 조합원들이 공황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게다가 북익산농협은 농협중앙회로부터 재무구조개선 대상조합으로 분류돼 올해 말까지 5억원의 출자금을 증자하고 불용자산을 처분해야 하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

북익산농협은 지난달 29일 함열 하나로마트 2층에서 제2차 임시총회를 열고 120여명의 대의원을 비롯해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해 8월 발족된 비상대책위원회의 회계용역 결과를 보고받았다.

이 자리에서 조합장이 조합원들의 반대 의견을 묵살하며 '2012년 결산보고서' 승인과  23억원에 달하는 결손금처리계산서(안) 승인을 날치기로 통과시켜 대의원들과 조합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또한 대의원들은 이날, 회계 용역비로 4천만원씩이나 지불하면서 '회계감사'를 하지 않고 '회계 용역'을 처리한데 대해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북익산농협이 운영하는 '익산시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이하 북익산농협 미곡처리장)'에 대한 회계처리 및 거래내역의 적절성에 대한 검토 용역 보고에 따르면, 북익산농협 미곡처리장에서는 2010년과 2011년 2년동안 27억원이 넘는 결손금(적자금)이 발생했다.

우선, 재고자산 물량흐름을 검토한 결과 실제 재고 물량흐름과 다르게 북익산농협 미곡처리장의 의도에 따라 임의적으로 기표했고 제품 생산관련 자료도 실제 생산내역과 다르게 기록했다.

또 조곡(벼)으로 판매한 재고에 대해서도 도정 후 양곡(쌀)으로 판매한 것처럼 기표했다. 게다가 북익산농협 미곡처리장은 회계용역을 의뢰했으면서도 부정확한 자료를 제시하고, 자료를 충분히 제시하지 않아 회계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도록 방해 했다.

북익산농협 미곡처리장은 또 2010년 한해에만 매출원가 차액 14억원 재고자산 8억5천만원 등 당기순손실금액 19억원의 손실을 발생시켰다.

2011년에는 정부관리조곡(벼)을 도정 후 백미로 판매한 것으로 기표했지만 실제로는 조곡(벼)로 판매했다.

또한 벼를 가공한 후 나오는 부산물(왕겨, 싸레기 등) 관련 회계 금액도 2010년 1억1천만원, 2011년 3천3백여만원의 차이가 났다. 장부상 가공물량과 실제 가공물량도 현저한 차이를 기록했다.

재고의 경우도 대다수가 출고 시 기표를 하지 않아 2010년 말 장부상 제품재고 수량은 존재하나 창고에 실물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10년 말 기준으로 선 출고된 약 15억원의 제품에 대한 거래처 및 거래내역을 회계 용역업체에 제출하지 않아 제품재고가 실재한지에 대해 제대로 조사되지 못하도록 했다. 

판매한 물품의 경우도 지출내역, 지급회의서 등 지출관련 증빙서류를 대조해 조사한 결과 증빙 없이 지출했고, 매입처와 입금주가 상이한 거래도 다량 발견됐다.

또, 회수하지 못할 외상매출금도 약 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판매처 선정절차에 대한 부적절성 등의 검토 및 추가적 대금회수 노력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북익산농협 미곡처리장은 또 룸쌀롱 등 접대비 성격으로 업무와 무관하게 지출한 금액도 2년 동안 2,600여만원을 지출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롯데마트 등 회사에 쌀을 납품하기 위한 영업비용 명목으로 롯데 측에서 25억원 상당의 상품권을 구입하면서 불필요하게 방만한 지출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익산농협은 지난달 29일 대의원 총회 시 이와 같은 결손금 발생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 과정에서 한 대의원이 결손금 처리에 동의한다고 말하자 이어 즉시 다른 한 대의원이 제청했다. 조합장은 다른 어떤 의견도 듣지 않고 즉각적으로 결손금처리가 가결됐다면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회의를 폐회시키자 대의원들이 무효를 주장하며 반발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일부 대의원들은 조합장의 결손금 처리 날치기 통과가 무효라면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에 대해 북익산농협 직원들은 120여명의 대의원들 앞에 고개를 숙이고 대출, 보험, 마트, 주유소 경영 등을 통해 올해 안에 7억원의 재무규모를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농협중앙회로부터 재무구조개선 대상조합으로 분류된 북익산농협은 올해까지 출자금을 5억원 증자해야 하고 구)하나로마트와 양곡창고 등 불용자산 처분, 농기계수리센터 폐쇄해야 하고, 이익배당의 제한, 중요사항에 대한 지역본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경영개선 계획을 수립하고 시정조치를 취해야 한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