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회 모금액과 후원액 부동산 매입비로 썼을 ‘개연성’

<속보>장애아동을 방치해 사망케 하고, 아동들의 생계비를 가로채 구속된 익산예수보육원 K목사와 부인 H목사가 후원금으로 재산을 축적했을 개연성이 높다. 이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통해 부정축재가 밝혀지면 정부가 이를 환수해 후원자들의 본래의 의도대로 사용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익산예수보육원이 지난 2008년 부터 현재까지 익산시에 제출한 후원내역을 보면 후원인 수가 매달 평균 20여명에 월 평균 70만원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두 목사 부부가 사실상 공동으로 운영하던 익산예수보육원과 미혼모의집, 여성의 집 등의 후원자가 351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두 목사부부가 소유하고 있는 땅과 건물만이 4건이 넘는데, 이를 싯가로 환산하면 수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무런 수입도 없던 이들이 아동들을 위해 사용해야 할 후원금으로 재산을 축적했을 공산이 높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K원장 목사의 후원금 횡령 의혹은 한국기독교장로회 익산노회에서도 이미 제기됐었다. 지난해 겨울 익산예수보육원은 음악회를 개최해 5천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관련자들에 따르면, 원장 K목사가 후원회 계좌에서 이 5천만원을 자신의 계좌로 옮겼다. 당시 후원회장을 지냈던 L모 장로가 기독교장로회 익산노회에 이같은 횡령과 관련한 문제를 제기해 지난 5월 초에 진상조사위원회가 구성됐다. 하지만 L모 장로는 교계 쪽에서 활동을 많이 하는 활동가로 교계와 자신의 명예가 실추되는 것을 염려해서인지 기독교장로회 익산노회 측에 조사요구를 취하했다.

익산예수보육원이 위치한 동산동 토지를 중심으로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K목사의 부인 H목사의 명의로 황등면에 집과 토지, 모현동에 대지 308㎡와 건물 326㎡, 동산동에 잡종지 862㎡, 건물 426㎡ 등, 남중동에 대지 169㎡와 건물 99.34㎡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기부등본에는 또 2007년까지 이들 토지와 건물로부터 총 5억8천여만원 상당의 대출을 받은 기록이 있는 것을 보면 토지와 건물가격이 최소 8억여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00년 당시에 황등면에 5천만원 정도의 주택을 소유하던 이 둘 부부가 2007년까지 총 5억8천여만원의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토지와 건물을 소유하게 된다. 정부로부터 보조금도 지원받지 않았던 이들이 후원금으로 재산을 증식했을 의혹이 높게 제기되는 대목이다.

한편 익산경찰은 부인 H목사가 운영하던 미혼모의집 관련 불법 자격증 임대 수사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시설운영 과정에서의 후원금 적정사용 여부 등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이와 같은 혐의점들이 발견될 경우 별건의 내용으로 수사를 진행한다는 방침도 내비치고 있다.

한 시민은 "후원금은 후원자들이 정성을 모은 생명과 같은 것으로, 본래의 용도대로 사용되지 않고 개인의 배를 불리고 재산을 축적하는데 사용됐다면, 정부가 이를 환수해 본래의 용도대로 사용돼야 한다"면서 "경찰과 검찰은 한점의 의혹이 없이 수사를 철저히 해 맑고 순수한 마음으로 후원한 이들의 정성이 원래의 목적대로 쓰여지도록 사실관계를 명확히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