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의 거리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영정통 거리. 전시장 공간이 공사를 기다리고 있다.

중앙동과 평화동을 잇는 구 영정통거리를 문화예술의거리로 조성·활성화하는 사업이 본격 시행된 지 2년째지만 거리 변화의 조짐은 미미한 수준에 그쳐 상인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문화예술의거리 조성 사업은 지난 2012년부터 5년간 총 사업비 52억 원을 투입해 영정통 거리(황해사-국빈반점)에 예술인들의 작업 공간 및 다목적 전시·공연장 등을 설치하고 다양한 문화예술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거리 활성화 사업으로, 익산문화재단이 익산시로부터 사업을 위탁받아 진행하고 있다.

준비기간을 거친 후 2012년 사업에 본격 착수해 첫 해 12억 원이 투입됐으며, 올해부터 매년 10억 원씩 투입되는 사업이다. 예산은 전라북도와 익산시가 50%씩 부담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 시행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의 영정통 거리는 쓸쓸한 뒷골목의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눈에 띄는 변화가 없고 여러 기반 조성도 지지부진한 탓에 거리 주민들의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기본사업계획도 세워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익산문화재단은 작년 10월에서야 문화예술의거리 활성화 기본설계용역을 발주했고 그에 따라 올 5월 말 연구기간이 종료됐지만 용역결과는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없이 1년 반이란 시간을 보냈다는 것이다.

이 바람에 사업 속도도 덩달아 늦춰질 수밖에 없었다. 도로디자인, 주차장 부지 확보, 상징조형물 설치 등 거리 기반 조성과 전시장과 다목적 공연장 등 거점공간의 확보는 2012년 실행했어야 할 계획이지만 현재까지도 사업이 진행 중이다.

거점 공간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문화예술프로그램의 실행이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익산문화재단이 문화예술의거리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2012년에 시험 운영한 아트마켓 프로그램을 올해부터 연간 10회에 걸쳐 시행하는 콘텐츠를 마련했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기대 이하였다. 파라솔 몇 개 펴놓는 것으로 문화예술의 거리가 살아날리 만무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문화재단은 문화예술의거리 주민협의체와 익산시 관계자와 함께 설명회 및 월례회의를 여러차례 열어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있지만 지지부진한 사업 추진과정과 장밋빛 청사진 등은 여전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해당 거리에서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 주민은 “문화재단에서 많이 애를 쓰지만 별 효과도 없고 기대도 없다. KTX 신역사가 완공되고 평화동 아파트가 들어선 다음에나 거리가 활기를 띠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익산문화재단 문화정책팀 백종옥 팀장은 “현재 용역결과 최종 검토·수정 중이기 때문에 곧 사업 추진도 활기 있게 진행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금방 표가 나지 않는 사업이니만큼 주민들의 불만도 이해하고 있다. 현재는 멀리 바라보고 거리 활성화 기반 조성에 주력하는 시기이며 내년부터는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지역주민들과 함께 문화예술이 충만한 거리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