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테두리 안, 세상을 또다시 충격에 빠뜨린 범행

익산경찰서(서장 나유인)는 지난 9일 출생신고도 하지 않은 영아 2명을 유기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동산동 소재 ‘미혼모의집’ 대표 황 모(여, 48)씨와 보육교사 딸 김 모(여, 24)씨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들 모녀는 6살 된 장애아동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지난 달 구속된 보육원장의 아내와 딸로서, 2010년 신원을 밝히지 않은 미혼모가 황 씨가 대표로 있는 미혼모의집 앞에 놓고 간 여아 2명(A양 4세, B양 3세)을 출생신고 없이 4년간 보육 중, 앞서 검찰에 송치된 예수보육원 관련 사건이 보도되고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미혼모의집에서 몰래 보육하던 무호적 아동이 발각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지인을 통해 임시 보호하다, 지난 6월 30일 밤 11시경 위 아동 2명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겠다’고 생각하고 충남 천안의 우리교회 앞에 유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익산경찰서 수사과 지능팀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지난 달 ‘예수보육원’ 사건 이후 ‘미혼모의집’ 자격증 불법대여 혐의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하면서 그 실체가 드러났다. 7월 4일에 미혼모의집 종업원 조 모씨가 무호적 아동 보호사실을 제보한 데 이어, 5일에는 황 모씨가 굿네이버스(서부아동보호전문기관)에 아동 2명 유기사실을 자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익산서는 천안 동남경찰서로부터 아동 유기사건을 인계받고, 황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주거 일정, 증거인멸 및 도주우려 없음 등을 이유로 기각됐다.

한편 황 씨는 수사 과정에서 “아이들의 부모가 찾아올 때까지 기르려고 했던 것이다. 유기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서 관계자는 “발견 당시 아이들은 일반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보다 성장이 매우 더딘 상태였다”면서 “수용할 수 있는 아이들의 정원(30명)이 모두 차 있고 아이들의 수에 따라 보육교사를 추가로 고용해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을 숨긴 것 같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후 추가수사를 거쳐 황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신청할 예정이다. 현재 아동들은 신용동 소재 ‘이리보육원’에 입소한 상태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