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를 길러내는 일은 가장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미래 창조”

“일관된 원칙과 기준을 가지고 세심하게 챙기며, 늘 주위의 소리를 듣고 판단하는 것을 터득한 사람”

이른 아침부터 제일건설(중앙동 2가) 사무실은 활기로 가득했다. 출근과 동시에 이뤄지는 회의와 미팅, 그리고 각 부서별 결제서류 하나하나를 꼼꼼히 살피며 꽉 짜여진 일정을 소화해 내는 윤여웅 이사장이 그 중심에 있었다.

지난 10일, 약속 시간보다 40분 정도 앞서 제일건설을 찾은 기자는, 윤여웅 대표가 익산의 향토기업인 제일건설 대표 역할을 소화하면서 3개 학교의 이사장으로서 교육자의 소임을 수행 할 수 있었던 노하우를 엿볼 수 있었다.

근면과 성실, 그리고 열정은 감추려고 해도 보이는 것이고 주변을 매료시킨다. 윤 이사장은 자로 잰 듯 약속된 시간에 기자와 마주 앉았고, 자신이 깨달은 인재양성의 중요성과 교육자로서 미래에 투자하는 자부심을 거침없이 피력했다.

“기업은 단순히 돈을 버는 곳이 아니라 사회의 발전을 위한 조직입니다. 그러므로 인재를 육성해 우리의 미래를 창조하는 투자를 할 줄 알아야 사회발전에 이바지하는 기업의 사명을 다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을 통해서 훌륭한 인재를 길러내는 일이야말로 가장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미래 창조입니다. 사람의 생각과 능력은 무궁무진해 장차 상상할 수도 없는 일들을 만들어 낼 것 아닙니까?”

기업은 이윤의 극대화를 추구한다. 동시에 이윤의 사회환원이라는 기업윤리를 실천해야 한다. 하지만 이익을 독점하고 오직 이익구조를 늘리는데만 재투자하는 기업들이 대부분인 현실 속에서 윤 이사장은 돋보일 수 밖에 없다.

앞 서 만난 한 중역은 윤 이사장이 “평소 불우한 이웃을 돕는데 발 벗고 나서기를 주저하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그러던 중에 그런 일시적인 것 보다 장기적인 재투자 개념의 사회 기여를 생각하다가 교육사업을 찾았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제일가는 대학을 설립하겠다는 꿈을 가지고, 그 전단계로 실천한 것이 바로 ‘훈산학원’ 설립이다.

전북 중학교, 우석 고등학교 전경.

어떠한 교육관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윤 이사장은 “교육이란, 내가 세상에 태어난 의미를 깨달아 무엇을 할 것인가를 알게 하고, 세상은 나 혼자 사는 것이 아님을 알고 더불어 살아가는 자세를 알게 하고, 새로운 무엇인가를 창조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고 밝혔다.
이같은 윤 이사장의 교육철학은 훈산학원의 교훈에도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도덕인, 실력인, 창조인이라는 교훈은 올바른 인성을 바탕으로, 실력을 쌓고 길러서, 세계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표로 교육에 임해야 한다는 생각의 집약이다.

현재 우석고등학교, 전북여자고등학교, 전북중학교로 구성된 훈산학원은 총 89학급에 3천 3백여명의 학생과 280여명의 교직원이 있다. 세 학교를 운영함에 있어 공적인 법인의 투자는 물론, 장학 사업을 위해 훈정장학회를 설립해 12억 5천만원이 넘는 장학기금을 운영하고 있다.

윤 이사장은, 학교를 운영하는 원칙과 성공적인 비결에 대해 “학교 교육의 운영은 절대적으로 교장 이하 모든 선생님들께 일임해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려고 노력하고, 좋은 시설과 교육환경 조성은 본인이 스스로 맡아서 세 학교 모두 아름답고 아늑한 학교로 가꾸고 있다”고 했다.

또 “교사의 열정과 능력이 학교발전의 힘이라고 생각해 매년 우수교사를 표창하고 해외연수를 보내며 연구비를 지급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선생님들의 열정을 북돋우고 있다. 또한 학생들에게도 꿈과 희망을 키워주기 위해 우수학생이나 인성이 훌륭한 학생들에게 해외연수의 기회를 주며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교운영에 대해서는 “가족이나 친척 등 어느 누구도 학교일에 관여하게 하지 않는다. 이사장과 관련된 사람이 학교 안에 있으면 학교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스스로에 대한 엄격한 잣대를 강조했다.

하교하는 학생들의 모습

이러한 윤 이사장의 생각과 행동이 ‘아름다운 누리상’에 빛나는 교육환경과 최근 10년간 우수대학 및 사법고시 합격 전북 최고의 성과를 이룬 오늘의 훈산학원을 만든 밑바탕이다.

학교의 교정을 둘러보면 세세한 부분 하나까지도 신경 쓰고 가꿔온 윤 이사장의 흔적들을 느낄 수 있다. 천연잔디와 인조잔디로 만들어진 운동장부터, 힘찬 기상이 서린 현관, 아늑한 소강당, 쾌적하고 안정된 친환경적 실내환경, 작은 풀꽃과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이 한데 어우러져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모습은 마치 숲이 교정을 감싸 안고 있는 듯 보인다.

해당 교과 시간에는 직접 식물 채집을 하고 현장 조사를 하면서 교육적인 효과를 키워내고, 생태적인 환경을 활용해 자연에 한 걸음 다가서려는 학생들의 눈과 귀를 열어주는 역할을 해주고 있다. 잔디밭을 바라볼 수 있도록 놓여진 네 개의 정자와 두 개의 등나무 교실은 야외 수업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이며, 삼삼오오 휴식을 즐기고 대화를 나누며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공간으로 애용되고 있다. 

이후 그 특유의 겸손함으로 스스로에 대한 평가는 애로가 있기에, 윤 이사장 대신 학교법인 훈산학원의 박영천 법인국장을 만나 스스럼 없이 이야기를 나눴다.

전북 여자 고등학교 운동장 전경

Q. 윤 이사장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매사 철두철미 하시지만, 그에 못지 않게 감성이 풍부하십니다. 국내외 유수의 기업 대표들이 그러하듯, 일관된 원칙과 기준를 가지고 작은 것 하나하나 꼼꼼히 챙기며, 항상 귀로 주위의 소리를 듣고 판단하는 것을 스스로 터득하신 분이지요.”

Q. 학교에는 자주 오시나요.

“요즘처럼 많이 바쁜 때에는 자주 못 오시지만, 어려서부터 원불교를 통해 마음의 공부를 꾸준히 해오신 터라, 법회는 자주 오셔서 좋은 말씀 해주십니다. 차 없이 오토바이를 타고 다닌 시절에도 많이 배우지는 못했지만, 교당은 열심히 다니셨다며 법회때 졸던 아이들의 눈이 점점 살아나는 것이 느껴져 보람을 느낀다고 하십니다. 실제로 아이들 성적에도 좋은 영향이 있구요.

Q. 기억에 남을 만한 이야깃거리가 있다면.

“이사장님은 명절 때마다 전 교직원부터 학교 경비아저씨까지 빼놓지 않고 꼭 선물을 챙기십니다. 학생 간부들과도 식사를 하는 자리도 가지구요. 이전에 전북여고 부회장이었던 나OO이라는 학생이 조손가정이었는데도 불구하고 항상 밝은 인상으로 학교 생활을 열심히 했는데, 식사 자리에서 이사장님이 그 사실을 알고 주기적으로 챙기고 해외 연수도 보내고 하며 신경을 많이 쓰셨지요. 지금은 졸업해 서울 명문대학교에 재학 중인데 아직도 가끔씩 편지가 와서 저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Q. 교정이 마치 학교가 아니라 공원 같은데, 어떻게 관리하시는지.

“아무리 바쁘셔도 나무 한 그루 심는 것부터 기숙사, 체육관, 강당 내·외부 리모델링까지 이사장님의 손길이 닿지 않은 부분이 없지요. 이번에 김제에서 가져 온 80년 된 뽕나무도 직접 구입해 심으신 겁니다.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계절 꽃피는 학교를 만들어 학생들에게는 물론 지역 주민들과도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려고 지금도 노력 중입니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사업능력과 더불어, 그 수익으로 최고의 학교를 만들어 후학 양성에 힘쓰겠다는 윤여웅 이사장.

특별히 여가활동이나 취미생활을 생각해 볼 틈이 없을 정도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틈틈이 시간이 나면 주로 성공한 인물들에 대한 책을 읽고, 아직도 매일 아침 5시부터 마라톤을 하고 있다는 그는 우리나라가 더욱 잘살기 위해서는 국가의 미래인 학생들에게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직 분단된 자그마한 나라에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인재의 육성이야말로 가장 가치 있는 투자인 것이라고.        

송승욱 기자

< 윤여웅 이사장 주요 이력 >
러시아 울리아노브스크대학
명예경영학 박사, 명예교수 임명
원광대학교 명예공학박사 학위 취득
학교법인 훈산학원 이사장
재단법인 훈정장학회 이사장
전주시 인재육성재단 이사장
원불교 대호법 및 중앙교구 교의회 의장
(주)제일건설 대표이사
대한주택건설사업협회 중앙회 이사
대한주택건설사업협회 전북지회장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조정위원
전북경찰발전위원회 위원
군익범죄피해자지원센터 본부장
익산상공회의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