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의 가정 폭력이 급증하면서 폭력에 시달리는 여성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사례도 크게 늘고 있다. 그러나 ‘가정의 문제는 가정 내부에서 해결돼야 한다’는 폐쇄적인 인식과 정서적 폭력을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여전해 사회전반의 인식구조 개선을 위한 대책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익산 가정폭력 상담소에 따르면, 2011년 한 해 동안 297건의 가정폭력이 발생했고 피해자들이 565건의 피해상담을 받았는데, 2012년에는 28.2% 증가한 381건의 가정폭력이 발생했으며 4.6% 증가한 591건의 피해상담을 받았다.

익산시의 이같은 폭력 가정은 전체 세대수 12만1,540세대 대비 세대당 평균 0.275% 발생한 것으로, 2011년에는 0.24%, 2012년에는 0.31%의 발생 비율을 나타냈다.          

2012년 익산시의 실제 가정폭력 피해사례를 살펴보면, 총 381건 중 배우자에 의한 피해가 334건(87.6%)이며 유형별로는 폭언, 협박, 무시, 차별 등의 정서적 폭력이 전체의 46.6%를 차지해, 정서적 폭력을 신체적 폭력에 비해 가볍게 여기고 그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드러낸다.

또 익산 여성의전화 부설 가정폭력상담소(소장 하춘자)에 따르면, 2012년 가정폭력 가해자 유형은 배우자 334건(87.6%), 직계존비속 44건(11.5%), 기타 3건(0.7%) 순으로 나타났으며, 유형별(복수응답 분석)로 살펴보면 정서적 폭력 375건(46.6%), 신체적 폭력 229건(28.4%), 경제적 학대 161건(20%), 성적 학대 39건(4.8%) 순으로 가정폭력은 하나의 폭력만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폭력을 동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반적인 인식 변화와, 사법 당국과 관계 기관의 효과적인 예방대책과 신속한 보호조치가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이에 대해 하춘자 상담소장은 “1998년도에 가정폭력 특별법이 시행되고 나서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아직 가정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많이 부족하다. 기본이 되는 가정 내 부모교육이 필요한 이유다”라며 의식의 변화를 강조했다.

더불어 “이를 위한 전문인력과 시설에 대한 지원이 미흡한 부분이 많다. 여성가족부를 비롯해 자치단체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