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마면 천마동 주민들이 금마하수처리장 총인처리시설 설치를 반대하며 시공사와 실랑이를 하고 있다.

금마하수처리장의 총인시설 설치와 관련해 인근 천마동 주민들과 익산시의 불편한 관계가 지속되고 있다.

주민들은 익산시가 과거 약속한 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또다시 속이려 하고 있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으며 익산시는 주민들의 지역이기주의 때문에 국책사업의 추진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입장이어서 민·관 갈등이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2일경 금마 천마동 주민들이 금마하수처리장 정문을 막아섰다. 총인처리시설 설치를 위한 기초 공사를 물리적으로 막기 위해 새벽부터 저녁까지 정문을 지켰다. 당시 금마하수처리장은 정부가 4대강 살리기의 일환으로 시행하는 총인처리시설을 설치하기 위한 건물 내·외부의 기초 공사를 하던 중이었다.

이에 대해 시위에 나선 한 천마동 주민은 “익산시가 또다시 약속을 어기고 새로운 시설을 설치하려 하기 때문에 ‘절대 불가’를 외치고 있는 것”이라며 “이제와 약속을 이행하겠다고 하는 것도 믿을 수 없을 뿐더러 더 이상 고통 받지 않고 살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이 말하는 익산시의 약속은 총 8항에 이르며 문서로 작성됐다. 주민들은 이 중 하수처리장 악취방지용 지붕 씌우기, 자전거도로 조성 추진, 하수처리장 2단계 확장 및 시설 확충 시 천마동 주민과 사전 협의해 추진한다는 약속을 익산시가 어겼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익산시도 일정부분 인정하고 있다.

하수처리과 관계자는 “10여 가지 중 몇 가지 약속은 예산 및 여타 이유로 지키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총인처리시설의 경우 법적인 배출기준 강화로 인해 기계시설을 덧붙이는 것일 뿐 증축이 아니며 오히려 깨끗한 물을 배출하기 위한 좋은 시설이다”며 “주민들의 원성은 미안하게 생각하며 늦었지만 약속을 이행하려고 추진 중이며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익산시의 입장에도 주민들의 입장은 흔들림이 없다. 지난 2011년에 금마하수처리장 옆에 초기우수처리시설을 설치할 당시에도 약속을 지키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지키지 않았는데 어떻게 믿을 수 있겠냐는 얘기다.

결국 주민의 신뢰를 저버린 익산시가 주민들에게 좋은 시설을 설치하는 데도 애를 먹고 있는 형국이 됐다.

또한 상황이 이런데도 익산시는 주민을 설득하는 노력대신 더 큰 마찰을 야기하는 수순을 밟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경에는 집회 신고가 되지 않았다며 버스 여러 대의 경찰병력이 투입돼 십여 명의 주민들을 위협하기도 했으며, 업무방해로 5명의 주민이 고발 조치돼 조사를 받고 있다.

주민 설득 대신 공권력을 무기로 약속을 지켜달라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꺾고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는 처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천마동 임모 씨는 “힘없고 나이든 아주머니들이 온종일 뙤약볕에 나와 지키고 서있는데 익산시는 위협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아무리 좋은 시설이라도 이젠 싫다는 것이 주민들의 요구다. 그냥 건들지 말고 주민들이 편하게 살게 나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