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지원청 감독기능 식물화, 일선 학교 예방교육 현황 조차 파악 못해

익산시의 초중등 학교폭력 근절대책이 교육당국의 관리 소홀과 일선 학교의 소극적이고 형식적인 대처로 전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익산참여연대의 학교폭력 발생 현황 조사에 따르면 2010년 33건, 2011년 48건, 2012년 111건으로 해가 거듭할수록 학교폭력이 증가하고 있다.

유형별로는 3년간 신체적인 폭력이 98건으로 주를 이뤘고, 성추행이나 성폭력이 32건이나 발생해 그 심각성을 드러냈다. 이어 금품갈취 24건, 언어폭력을 포함한 기타가 23건, 괴롭힘이나 따돌림 등이 15건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가장 근본적인 대책인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대한 정책 추진이 미흡하다는 여론이다. 직접적인 당사자인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와 학부모가 공동으로 대응하는 정책 및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실제로 익산시 내 53개 초등학교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한 예방교육 평균을 살펴보면 2011년 2.4회(2.1시간), 2012년 4.6회(4시간)를 실시했고, 교원을 상대로 2011년 1.6회(1.3시간), 2012년 2.3회(1.7시간)를 실시했으며, 학부모를 상대로 2011년 0.6회(0.4시간), 2012년 1.6회(1.3시간)을 실시했다.

16개 중학교의 경우 학생을 대상으로 2011년 3.3회(3시간), 2012년 5.5회(4.8시간)로 조사됐고, 교원을 대상으로 2011년 1.1회(0.8시간), 2012년 2.0회(1.6시간)를 실시하고 학부모를 대상으로 2011년 0.5회(0.3시간), 2012년 1.3회(1시간)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이 예방교육의 횟수와 시간은 늘어나고 있지만, 오히려 학교폭력은 증가하고 있어 실효성 있는 교육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예방교육 외에 교사나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예방교육의 감독과 지원기관인 교육지원청이 예방교육 현황에 대한 파악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교육부의 학교폭력 증가 원인 분석에 따르면, 가해자가 학교폭력을 단순한 장난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며, 다음으로 상대 학생의 잘못, 오해 및 갈등 순으로 나타났다. 또 학교폭력을 목격하고 방관하는 경우가 전체 목격자의 62%로 나타났는데, 그 이유로는 같이 피해를 당하는 것이 두렵거나 관심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아이들은 싸우면서 자라는 것이 당연하다는 학교폭력에 대한 관대한 인식을 가지고 있거나 학교폭력의 원인을 피해 학생으로 돌리려는 경향이 있는 학부모의 잘못된 인식과, 온정주의적 시각으로 처벌보다는 교육적 차원의 계도에 치우친 조치와 학교의 부정적 이미지를 유발하고 신상의 불이익 등을 우려해 학교 폭력을 은폐하려는 학교의 대응도 근절대책이 효과를 반감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선적으로 학생에 대한 교육뿐만 아니라 교사와 학부모에 대한 교육을 통한 인식의 변화, 교육 당국과 일선 학교의 역할 및 책임 강화로 사소한 괴롭힘도 ‘범죄’라는 인식하에 철저히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