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수립·추진돼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은 높아졌으나, 익산지역 교육 현장의 낮은 자율성, 형식적 예방교육, 전문 인력의 부족 등으로 학교폭력은 오히려 급증하고 있어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7월 23일 정부가 발표한 관계부처합동 학교폭력 대책에 따르면 2012년 범정부 대책을 발표하고 추진한 결과, 올해 학교폭력이 전체적으로 감소하고는 있으나 1주일 1~2회 또는 4개월 이상 지속된 심각한 피해는 크게 줄어들지 않아 현장 중심의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특히, 익산지역 일선학교에서는 학교폭력이 지난해에 전년 대비 131% 증가하는 등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학교폭력의 실태를 파악하고 대책을 수립해 근절에 앞장서야 하는 일선 학교와 익산교육지원청의 수동적인 태도를 지적하는 여론이 일고 있다.

학교폭력과 관련해 법령에 따라 학교폭력의 발생 현황 및 처리에 관한 사항을 매년 11월에 학교알리미 사이트를 통해 공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익산시 대다수의 학교가 이를 지키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선 학교와 이를 감독하고 지원해야 할 교육지원청이 학교폭력에 관한 이와 같은 주요 업무를 해태하고 있어, 실제로 이뤄지고 있는 예방교육을 비롯한 근절 대책 또한 형식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올해 3월 전라북도교육청은 학교 현장의 최일선에 있는 담임 중심의 생활지도, 교육당사자인 학생들의 자율능력 신장, 학교문화 개선을 통한 학교폭력 문제 해결을 기본 원칙으로 하는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지침을 발표해, 익산지원청은 지침에 따라 학교폭력전문상담사가 초·중등학교의 신청을 받아 학급단위로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지원청에 소속된 전문상담사 1명으로는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올해 5월 13일부터 7월 19일까지 초등학교 23개교 33학급, 중학교 8개교 15학급의 예방교육을 1명의 학교폭력전문상담사가 담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지역 내 강사풀을 이용한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인성·인권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나, 단순 전달식의 형식적인 교육이 아니라 학교급·학교규모 등을 고려해 학교가 선택해 실시할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예방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학교폭력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발생시 사안처리를 잘하는 학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단위학교의 우수사례를 적극적으로 전파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도교육청 지침에 따라 학교폭력 전담체계로서 교육지원청에 생활지도 지원단이 구성돼 찾아가는 생활지도 컨설팅과 피·가해 학생에 대한 화해·조정을 지원하고 있는 반면, 학교폭력대책지역협의회와 소통을 통한 전반적인 실태 파악과 대책의 수립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초등생 자녀를 둔 김 모씨(34세, 모현동)는 “학부모로서 학교폭력에 대한 불안감을 감출 수가 없다. 주위의 학부모들도 다들 마찬가지다”라며 “교육지원청에서 학교폭력 발생에 대해 보고만 받으면서 수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에 그친다면 학교폭력에 관해서는 있으나 없으나 별반 다를 것이 없는 기관이 된다고 생각한다. 학교에서도 보다 효과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교육지원청에서도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책임 기관으로서 주체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 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