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면 말고 식 무분별한 제보에 행정력 낭비 ‘눈총’

익산시 농업기술센터가 내부비리와 특혜 의혹 제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익명의 내부고발자가 국민권익위와 안전행정부 감사실을 상대로 여러 의혹들을 제보하면서 강도 높은 감사가 실시된 것.

하지만 철저하게 진행된 감사 결과 제보된 대부분이 의혹 수준에서 머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농기센터의 행정력 낭비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조직 내부로부터 터져 나온 문제라는 점에서 본청과 달리 외청에 위치한 농기센터의 조직 체계에 문제점이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먼저 안전행정부 감사실은 매년 익산시에서 주최하는 ‘천만송이 국화축제’와 관련해 한국화훼협회에 대한 특혜 의혹에 대해 감사를 실시했다.

익산시에 제기된 의혹은 국화축제 기간 중 진행됐던 ‘전국국화작품경진대회’를 유치하면서 한국화훼협회와 수의계약을 체결해 특혜를 줬으며, 대회 시상과 관련해서도 특정 단체를 일방적으로 밀어줬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농기센터는 한국화훼협회와 수의계약을 맺고 경진대회를 유치했으며 국무총리상을 비롯한 다수의 상을 화훼협회 회원들이 차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농기센터 관계자는 “국무총리배 경진대회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한국화훼협회만이 승인 받은 곳이기 때문에 수의계약을 통해 대회를 유치하게 된 것일 뿐 특혜 의혹은 오해다”면서 “시상과 관련해서도 협회 사람들이 따라갈 수 없을 만큼 우수한 기술을 보유했기 때문에 전문심사위원들의 공정한 심사 결과가 그렇게 나왔던 것이지 오히려 밀어주기가 있었다면 그런 결과를 피했을 게 분명하다”고 해명했다.

이어서 “올 국화축제에서는 남의 잔치가 될 우려가 있는 경진대회를 유치하지 않고 국화품종 홍보관, U턴기업 홍보관, LED식물정원 등 다른 대안을 마련해 명실상부한 지역 축제의 취지를 잘 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행정부 감사실은 이번 감사를 통해 해당 부서장에 대해 ‘경징계(견책, 감봉)’ 처분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국가권익위원회는 농기센터 내부에서 1호 관용차의 개인용도 사용, 성과상여금 문제, 차량지원 등에 대한 익명의 제보를 받고 해당 공무원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했다. 권익위는 제보와 관련한 사실이 있는지에 대해 확인서를 작성해 간 것으로 알려졌으며 곧 처분 사항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 같은 내용에 대해서 농기센터 관계자는 “직원들조차도 사소한 개인 불만을 확대해 해석한 것으로 여기고 있을 정도”라며 “문제를 투명하게 밝히고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하지만 무분별하게 의혹을 제기해 행정력이 낭비되고 조직 분위기가 어수선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농기센터의 이러한 내홍을 놓고 공직사회 일각에서는 “외청 내부적으로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과 소통문화를 재정비해야 할 때”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