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측, 경영상의 문제.. 신입생 모집 해될까 ‘조심’

원광대학교가 재정건정성 확보 문제로 극심한 내홍을 앓고 있다. 원광대 교직원으로 구성된 노동조합에 이어 교수와 학생, 직원들로 구성된 대학평의원회까지 나서 원광의료원 임상교원에 대한 교비 전출 중단 등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노조를 비롯해 대학평의원회는 지난 3일 대학본부를 비롯한 교내 곳곳에 요구사항이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총 공세를 취하고 있다. 이에 앞서 노조는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7월과 8월에 연달아 이사장과 총장을 향해 결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낸 바 있다.

성명서에 따르면 노조는 원광대가 부실대학에서 벗어났지만 대학재정은 악화 일로에 있다며, 그 원인을 내실보다 ‘외형불리기’와 ‘주먹구구식’운영에 급급한 운영에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매년 대학에서 대학병원으로 100억원 상당의 임상교원 인건비 전출을 중단하고 병원자체 수입으로 해결할 것과, 산본병원 임대금 80억원 상환, 글로벌교류센터 건립 반대, 불필요한 부동산 매각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노조는 법인과 대학경영진이 교육병원의 수준을 넘는 12개의 병원 확장과 이에 따른 243명의 임상교원을 채용함으로써 매년 100억원 상당의 교비가 이들의 인건비로 전출되고 있는 것은 방만한 운영을 보여주고 있는 단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노조는 신입생 감소와 반값등록금 정책 등으로 갈수록 재정난이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적 대책을 내놓기보다 고통분담이라는 명목 하에 2013년 2학기 중에 340억원의 예산을 삭감하려는 고육지책을 내놓고 있다고 분개하고 있다. 이는 당장의 재정적자 위기를 모면하고자 구성원들과 학생들에게 피해를 전가하는 꼴이라는 것이다.

노조는 “타 대학과 달리 매년 243명의 임상교원 인건비 100억원 상당을 교비에서 지급하는 것은 재정건정성 확보에 짐이 될 것이 자명하다”며 “1주당 평균 수업 시간이 0.73시간에 불과한 임상교원에 대해 교육적 기능을 운운하면서 교비를 지급하는 것은 억지 주장”이라고 성토했다.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지자 대학평의원회에서도 함께 대학과 법인 측의 결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학 측은 문제 해결 방안에 고심하면서 혹여 신입생 모집에 차질을 빚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광대는 4일부터 13일까지 1차 수시모집 중이며 이번 수시 모집에서는 전체 신입생의 절반을 넘는 학생들을 선발할 계획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민감한 시기에 그동안 제기됐던 대학 내부의 문제들이 표면화된 것은 유감스럽다”며 “학생들의 문제가 아닌 법인과 대학 운영의 문제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대학 측의 입장에 대해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고 있다. 공식적인 해결방안에 대한 입장을 드러내지 않고 신입생 모집에만 신경을 쓰는 모습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학내 갈등으로 치부하지 말고 지역시민사회와 함께 해결 방안을 강구해나가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원광대학교 학생회장 반상민(체교 4) 군은 “현재 학생회 측에서는 구체적인 입장을 정하기보다 지켜보고 있다”며 “추이를 본 후 순수하게 학생들을 위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