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인부, “원청사가 2번에 걸쳐 하도급 줬다”

아파트 보수공사를 맡은 건설사가 불법 하도급을 줘 거주자들이 불안하다. 특히 아파트 측의 관리와 감독이 부실한 틈을 타 원청업체가 2차례에 걸쳐 하청을 줬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부실 보수공사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최근 익산 영등동L아파트는 입주자대표회의 의결을 거쳐 아파트 외벽 보수를 위한 공사를 계획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 8월 공개경쟁입찰을 통해‘외벽크랙 보수 및 복도창틀 코킹 공사’를 전주에 본사를 둔 J건설에 발주했다. 계약 금액은 약 8,900만원이며 최저가 낙찰로 선정됐다.

그러나 공사가 시작된 후 8일 만에 현장작업 인부들이 돌연 공사를 중단하고 철수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 과정에서 현장작업 인부 대표가 아파트 주민들에게 만들어 돌린 유인물이 나돌면서 원청 건설사의 하청 의혹이 불거졌다.

유인물의 골자는, J건설사와 아파트가 8,900만원 정도에 계약을 체결했으나 J건설사가 Y씨에게 재료비포함 5,300만원에 하청을 줬고, 또 Y씨가 L씨에게 다시 하청을 줬다는 것이다. 또한 작업인부들은 L씨에게 고용돼 3,400만원에 노임공사를 진행했으나 작업량이 늘어나 노임을 추가로 요구했고 타결치 못해 공사가 중단됐으며, 자신들이 직접 공사를 맡으면 총 6,500만원에 공사를 마치고도 남는다며 주민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인부 대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아파트 관리주체가 건설사와의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사유가 된다. 더구나 하청이 드러나지 않고 공사가 진행될 경우에는 부실한 보수공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더욱 커지게 된다.

아파트 관리주체와 J건설사 간의 계약서 제 11조 (계약의 해지)에 따르면 을인 J건설이 제3자에게 양도 또는 하청이 있었음이 확인되면 갑인 아파트 관리주체는 임의로 계약을 파기할 수 있고 공사금액 일체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며 이로 인한 모든 손해배상은 을이 부담한다고 돼있다.

이에 J건설 관계자는 “정당한 계약을 통해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문제될 것이 없다”며 “건설업체들 간의 다툼일 뿐 공사는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하청은 없다”고 말했다.

현재 L아파트에서는 다른 인부들이 고용돼 정상적으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입주자 대표 이 모 회장은 “정상적으로 공개경쟁을 통해 입찰을 진행해 계약을 했지만 공사가 중단되는 일이 발생하고 마치 비싸게 공사를 계약해 주민들이 손해를 본 것처럼 주장하는 유인물이 나돌아 억울하다”며 “계약 당사자인 건설사를 불러 설명을 들어보니 단순한 노무자와의 다툼이 있는 것으로 파악돼 현재는 계약대로 이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