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병합 발전소 건립 문제가 식품클러스터 조성 과정에 또다른 걸림돌로 떠올랐다. 사진은 경기도 이천시에 건립됐던 열병합 발전소 전경.

산업통상자원부가 국가식품클러스터를 조성 중인 왕궁면에 열병합발전소를 건립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반발 여론이 일고있다.

특히 식품산업의 메카로 조성될 국식클 산단에 쓰일 에너지를 유연탄을 비롯한 가연성폐기물연료(RDF/RPF)를 태워 얻을 것으로 검토됨에 따라 백제역사유적지구의 환경오염을 비롯해 청정 식품산업의 이미지를 해칠 우려도 있어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익산시 국가식품클러스터추진지원단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국가식품클러스터 조성과정에서 유치 기업들이 필요한 집단에너지를 공급할 대책으로 열병합발전소를 검토하고 있다.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할 경우 필수적으로 따르는 검토과정이라는 얘기다. 232만㎡(약 70만평) 규모인 국가식품클러스터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

하지만 산자부는 전기와 스팀을 동시에 제공하는 열병합발전소를 가동하는 데 필요한 연료를 천연가스(LNG)가 아닌 유연탄과 폐비닐 등을 재생한 가연성폐기물연료를 사용할 예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LNG를 사용할 경우 공급과 수요가 맞지 않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왕궁면 주민들로 구성된 식품클러스터주민대책위가 열병합발전소 반대 투쟁에 나섰으며 익산시도 식품클러스터 이미지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주민대책위는 수차례 전라북도 일자리창출본부 민생순환경제과를 찾아 열병합발전소 건립은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전북도는 지역주민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하면서도 사업추진을 반려하지 않고 추후 공청회를 여는 등 찬반 의견을 들어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주민대책위 소길영 위원장은 “왕궁면 일대는 백제역사유적지구이며 세계유산 등재를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인데 환경오염의 우려가 큰 열병합발전소를 세우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도에서는 정부의 압박에 수용하려는 눈치를 보이고 있어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을 거듭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산시도 마찬가지로 반대 입장이다. 청정산업으로 나아가야 할 식품클러스터에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는 집단에너지 시설은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익산시는 총 두 차례에 걸쳐 반대의견을 관할 상급기관인 전북도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익산시 국가식품클러스터추진지원단 이산재 단장은 “산자부에서 설치예정지로 보고 의견을 물어와 전라북도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혔고 이후 산자부 내에서 예비심사를 통해 보류로 결정한 상태”라며 “이후 전북도가 재차 물어와 식품전문산단에 유연탄이나 폐기물연료 사용 발전시설은 적합지 않다고 반대 의견을 보냈다”고 말했다.

한편 열병합발전소는 전기와 열을 생산해 지역난방과 전력 공급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발전 시설로, 현재 서울시 목동 등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대형호텔, 고속버스 터미널 등에 건립돼 가동 중이다. 최근 새만금 산업단지에도 1조원 규모의 발전시설 기공식이 열리기도 했으며 지난 8월에는 세종시에 건립 중이던 열병합발전소가 시험가동 중 가스누출로 주민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