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방류량 고스란히 시민 부담.. 작년 139억, 올해 95억

왕궁특수지역의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의 당초 실시설계가 가축분뇨의 처리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또다시 제기되고 있다.

2003년 ‘왕궁축산폐수 연계처리 시설공사 타당성 조사 및 기본설계보고서’에 따르면 왕궁특수지역에서 발생하는 돈분의 성분 중 SS(부유물질) 수치는 7만7,616.1mg/L로 조사됐다. 표본오차를 줄이기 위해 다음해인 2004년에 조사한 결과도 7만9,375mg/L로 나와 평균치도 7만8,495.5mg/L에 이른다.

그러나 당초 컨소시엄을 구성해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 민간투자사업에 메인 업체로 참여한 동양고속건설은 도중에 포기를 하고, 이후 익산시가 설계하고 시와 실시협약을 맺은 뉴워터(주)가 시공한 처리시설의 기준은 3만6,000mg/L에 불과해 실제 수치의 절반 정도 수준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SS(부유물질)는 수질에 크게 영향이 없다. 가장 중요한 지표는 BOD(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이다”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실제 방류수 수질을 결정하는 주요 지표는 BOD(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 뿐만 아니라, COD(화학적산소요구량), SS(부유물질), T-N(총질소), T-P(총인), 대장균군수, BOD 제거율 등이 있다. 이 중 수질을 판단하는데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지표가 있다면 굳이 방류수의 분석 항목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와 같은 처리시설의 기준 때문에 초기에는 반입 수질을 맞추기 위해 물을 타는 행태가 포착되기도 했다. 현재 뉴워터(주) 측은 일단 반입 수질에 맞지 않더라도 반입을 허용해 3,500톤을 저장할 수 있는 저류조에서 섞어 천천히 처리하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저류조에서 SS 수치가 7만mg/L이 넘는 돈분을 섞어 천천히 처리하면 그 평균치가 절반에 해당하는 기준치인 3만6,000mg/L에 이를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상식적으로도 기준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상당량의 세척수가 필요해 보인다.

결국 잘못된 설계·시공된 처리시설 때문에 방류량이 늘어나고, 그에 따른 민간위탁금도 늘어나게 되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익산 시민의 몫이 되는 것이다.

가축분뇨처리장이 정상 가동된 2012년 본예산에는 민간위탁금 명목으로 37억4,500만원, 1차 추경에 52억7,660만원, 2차 추경에 48억7,660만원이 편성됐으며, 2013년에는 본예산에 29억9,000만원, 1차 추경에 64억9,000만원이 편성됐다.

가축분뇨처리시설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