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궁 축산단지의 현업축사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영업보상이 이뤄지지 않아 농가의 거센 반발이 일고 있으나, ‘새만금사업 추진 및 지원에 관한특별법’의 준용 규정에 따르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왕궁 정착농원 환경개선 사업’은 2010년 7월 30일 정부의 왕궁 환경개선 종합대책 확정 발표 이후, 2010년 12월 ‘새만금사업 추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새만금법)’에 따라 178만㎡가 관리지역으로 지정돼, 대상지역의 현업축사 30만5,000㎡와 폐업축사 21만8,000㎡를 매입하고 바이오 순환림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새만금법’은 제18조에서 사업시행을 위한 토지 등의 수용 또는 사용에 관해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공토법)’을 준용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준용 규정에 따라 공토법이 적용되면, 영업을 폐지하거나 휴업에 따른 영업 손실에 대한 보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금까지 축사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정부는 영업 손실에 대한 보상 없이 협의매수 방식으로 축사와 토지를 사들여, 올해 9월까지 축사 등 토지 17만5,000㎡에 대해 매입을 완료했다. 매입한 토지는 축사 외에 농지와 대지 등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순수 축사 매입 면적은 5만㎡에 불과하다.

이 과정에서 나머지 대다수 농가들은 인근 국가식품클러스터가 들어서는 지역과 같은 수준으로 영업 손실을 보상해 달라고 요구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왕궁 축산단지의 농장주와 가족들 350여명이 세종시 정부종합청사를 찾아 환경부장관 면담을 요청하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왕궁 축산대책위원회 박기봉 위원장은 “농가들이 왕궁 지역을 떠나 갈 곳이 전국 어디에도 없다. 농장 운영을 못하게 하려면 폐업에 따른 최소한의 보상이 있어야 한다”며 “오래되고 낡은 축사의 증·개축도 못하고 지원을 줄이며 압박만 하고 있는 정부의 정책이 농가들을 범죄자로 만들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에 환경부 물환경정책과 이영기 과장은 “축사매입이 ‘공토법’상 ‘공익사업’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영업보상을 할 법적 근거가 없다.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의 법률 자문을 구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답했다.

지난달 29일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소통신문의 질문에 “아직 환경부 쪽의 질의는 없다. 왕궁 환경개선 사업에 따른 축사 매입이 공토법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는 구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