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보상과 혼동, “누가 보상받나 먼저 설명하라”

익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옥룡천 옛물길 회복사업’이 앞서 실시된 '이주단지 조성사업'의 1차 보상에 대해 이견을 가진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난항을 겪고 있다. 이는 주민들의 사업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한 것으로, 사전 설명과 이해를 구하지 못한 익산시의 탁상행정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옥룡천 옛물길 회복사업’은 고도보존육성 시행계획에 의거 1915년대 옥룡천의 옛물길 회복을 통해 고도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자연형 하천 조성을 통해 백제 역사유적지구의 특수성을 부각시키고자 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특히, 메마른 도심을 가로지르는 친수공간을 마련해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있다.

그러나 지난 4일 열린 주민설명회는 앞서 실시된 이주단지 조성사업의 보상에 불만을 품은 주민들의 피해의식 때문에 아수라장이 됐다. 주민들은 누가 보상 대상에 포함되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설명회를 진행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주장을 위해 앞다퉈 발언하는 바람에 설명회가 소란만 일으키고 끝나버린 것이다.

이날 금마면사무소에서 열린 옥룡천 옛물길 하천기본계획(변경)에 따른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에는 30여명이 참석했다.

익산시는 이 자리에서 "지난 5월부터 실시된 기본계획 및 실시설계 용역의 결과에 따라 옥룡천 계획하폭 27m와 기 고시된 도시계획선을 고려해 하천선형계획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대다수 주민들은 "계획에 앞서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것이 먼저인데 사업 추진 순서가 뒤바뀌었다" 고 주장했다. 또, 기 실시된 이주단지 조성사업의 보상액이 비현실적이며, 주민들 입장에서는 내 집이 보상 대상에 포함되는지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는 목소리들이 마구 쏟아져 뒤엉켰다.

주민들은 “계획하폭 27m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계획에 앞서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가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고,“주민들 입장에서는 보고서 내용과 설명만으로는 아무 내용도 알아듣지 못한다. 1.4km밖에 안 되는 거리이니 공무원과 주민들이 함께 직접 옥룡천에 나가 내 집이 사업 대상에 포함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이날 익산시는 기본계획에 대한 주민들의 이해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주민들은 서로 소통이 부족한 상태로 각자의 입장만 내세우는 자리가 됐다. 이로 인해 옥룡천 복원 사업이 보상 갈등에 부딛혀 장기간 공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달 선도 사업인 이주단지 조성사업과 관련해, 주민설명회와 보상협의회를 거쳐 1차 보상이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대상 16가구 중 12가구가 1차로 감정을 받아 3가구 보상이 완료됐으며, 9가구는 보상액에 불만을 나타내며 버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마면 서고도리 서계마을 박규복 이장은 “현 보상액만으로는 이주단지에 들어가 생활하기 어렵다. 보상 받은 3가구는 빈집이거나 곧 이사가 예정된 집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대영 계장은 “지금은 지난 9월 17일부터 시작돼 6개월간 계속되는 협의매수 과정이다. 주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의견 차이를 좁혀 나가겠다”며, “오늘은 그간 진행된 기본계획 수립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였고, 이후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 11월 중순 이후 주민 30여명과 함께 3일간 주민 집중검토회의를 계획하고 있고, 내년 초 물길 이외 도로와 경관 등을 포함한 개발계획에 대한 설명회도 개최해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옥룡천 복원 사업과 더불어 금마면 일대에 이주단지조성, 객사터 복원 및 한옥 주민센터 건립, 주택 개보수 지원, 고도기반구축사업 등이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