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례화된 시민불편 및 야적 쌀 판매 관행 도마에 올라 

지난 6일 전국농민회 전북도연맹 익산시농민회가 익산시청 주차장에 벼 112톤가량을 야적하고 쌀값 투쟁에 나섰지만 이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매해 이맘때마다 벌어지는 야적시위가 거의 ‘관례 행사’처럼 여겨지면서 시민불편을 야기하고 시청사 미관을 해쳐 야적시위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동안 겨우내 시청사에 야적시킨 쌀을 이듬해 제 가격을 받고 그대로 판매하는 관행 탓에 저 품질 쌀의 유통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형편이다.

6일 오전 9시경부터 익산시청 주변은 벼를 싣고 온 트럭의 행렬로 마비상태가 됐다. 시청 주차장을 점령한 트럭과 지게차 등으로 민원인들의 시청 진입이 어려운 것은 물론 사고 위험도 컸다. 경찰 병력 1개 중대가 출동해 교통정리 및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고 수십 명의 시청 직원들이 업무를 미루고 청사방어에 투입되기도 했다. 농민회 차량에 설치된 확성기에서는 쉴 새 없이 노랫소리가 흘러나왔다.

이날 익산시농민회는 벼가 야적되는 도중 기자회견을 열고 쌀 목표가격 23만원 보장과 공공비축 수매제 폐지, 기초농산물국가수매제 실시를 촉구했다. 또 쌀 전면개방 반대 입장과 고정직불금 100만원 인상 약속 이행, 농협수탁수매 폐지 요구도 주장했다.

기자회견 이후에도 줄을 이어 트럭이 들어왔고 차례차례 벼가 야적됐다. 야적된 벼는 1천kg들이 가마니로 112개. 총 110톤 이상의 벼가 시청 마당에 쌓였다. 이날 야적하는 과정에 비가 드문드문 내리는 관계로 비닐을 이용해 덮는 상황마저 벌어졌다.

농민회 관계자는 “야적 시위는 내부 회의와 논의를 통해 결정된 것이고 60~80여 명의 농민이 한 사람당 1개 내지 2개 씩 내놓았다”고 밝혔다.

이날 시청을 찾은 한 시민은 “농민들 심정은 알겠지만 매년 시청에 산더미처럼 쌓아놔 불편하기도 하고 보기 싫기도 한 게 사실”이라며 “시민 불편을 야기하지 않는 다른 방법을 고민해야 시민들도 농민들을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지적에 익산시농민회 이웅의 사무국장은 “현재 시청 주차장에 농민들이 불가피하게 벼를 야적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적어 걸어놓고 불편을 겪는 시민들의 양해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에 야적된 벼의 처리 문제에 대한 질문에 이 사무국장은 “일부에서 야적된 벼의 미질이 떨어질 거라고 생각하는데 겨울 동안에는 미질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도정 후 확인해보면 알 것이며 사가는 측에서도 손해보고 사갈 일이 없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자체 처리할 것”이라고 답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