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들 일방적으로 내쫓는 격.. 법 개정해서라도 근거 마련해야

왕궁 축산단지의 현업축사 매입이 영업보상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환경부는 관계 부처간 협의를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답변만 내놓고 있어 대책이 촉구되고 있다. 영업보상의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지난달 25일 왕궁 축산단지 농가들의 환경부 방문 이후, 환경부 측은 현재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의 법률 자문을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하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대안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환경부 물환경정책과 이영기 과장은 “관계 부처와의 유선 통화를 통해 질의를 했고, 변호사를 통해 자문을 받았다. 왕궁 정착농원 환경개선 사업의 현업축사 매입은 영업보상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중요한 것은 환경부를 비롯한 기재부·국토부 등 관계 부처의 결정이다. 이를 위해 협의를 준비 중이다. 정확한 시기는 각 부처의 입장이 있기 때문에 지금 답하기 어렵다”며, “영업보상을 하기로 결정이 되면 법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개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관계 부처인 국토교통부 지역정책과 담당자는 “환경부 측의 공문은 없었고, 유선 통화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결국 관계 부처의 법률 자문 유무를 차치하더라도, 현재 영업보상을 해결할 방법은 없는 셈이다.

이에 따라 새만금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왕궁 지역의 수질 개선을 위해서라도 주무부처인 환경부의 보다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물환경정책과 유종열 사무관은 “새만금특별법 상의 토지 수용·사용 조항이 적용되는 것은 새만금사업지역 뿐이다. 왕궁 지역은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돼 있지만, 새만금사업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새만금지역을 저탄소 도시, 창조적 녹색·수변도시로 개발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다. 이 계획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만경강 상류 왕궁 축산단지의 수질개선이 필수적이다.

현재 왕궁 정착농원 환경개선 사업의 일환인 현업축사의 매입과 관련해, 새만금특별법의 토지 수용·사용 조항을 적용받지 못하는 현지 농가들이 반발하며 버티고 있어 수질개선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환경부는 아무런 대책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도 왕궁 지역의 현업 축산 농가들은 지난달 25일 환경부 방문 이후 환경부 측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왕궁 축산대책위원회 박기봉 위원장은 “아직 아무 연락도 없다. 전국적인 규모의 한센인 단체인 한빛복지협회와 연계해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시 환경위생과 신승원 과장은 “왕궁 현업축사 매입을 통한 수질 개선이 이뤄져야 새만금사업도 실효를 거둘 수 있다. 영업보상 없이 축사를 매입하는 것은 그냥 농가를 내쫓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어떻게든 영업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