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 485대 낮에만 지켜봐.. 상반기 46건 ‘사후 처리’ 빈축

익산시의 CCTV통합관제센터가 범죄 예방이 아닌 사후 처리를 위한 녹화시설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 운영 및 활용의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족한 인력 배치로 낮에만 2명의 모니터 요원이 상주하고 강력범죄 발생률이 높은 밤에는 녹화만 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현재 익산시 모현동 교통정보센터 내에 설치돼 운영되고 있는 CCTV통합관제센터는 익산시가 지난 2010년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비 5억7천만원을 지원받고 시비포함 11억5천8백만원을 투입해 구축됐다.

이후 익산시는 여성친화형 안전도시를 지향한다는 취지하에 초등학교를 비롯한 익산 전지역에 2012년 초 기준 26억7백만원을 투입해 391대의 CCTV를 설치하는 등 현재까지 많은 예산을 들여 총 485대의 CCTV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익산시는 실시간 사건사고 예방을 목적으로 하기엔 부족한 단 2명의 모니터요원을 관제센터에 배치했다. 이 때문에 많은 예산을 투입해 구축해놓은 시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 지적돼왔다.

지난 1월 열린 제167회 익산시의회 임시회에서 김대중 의원(오산·모현·송학)은 5분발언에 나서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며 상시모니터링체제를 구축해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인근 전주시와 군산시의 경우 위탁운영을 통해 24시간 내내 실시간으로 범죄예방에 나서고 있는데 비해 익산시의 경우 사실상 범죄발생률이 높은 밤 시간에 녹화로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를 개선해 줄 것을 촉구했다.

또한 총 485대의 CCTV를 단 2명이 지켜보고 있는 점도 타 자치단체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안행부의 운영 지침에도 맞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안행부 관계자는 “전국 통합관제센터 운영을 24시간 상시운영으로 권고하고 있지만 지자체 별로 예산 확보나 인력 수급과 같은 어려움이 있어 정상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24시간 상시모니터링체제 구축을 위해 각 자치단체에 요구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모현동 교통정보센터 내 운영 중인 CCTV통합관제센터에는 2명의 무기계약직 직원이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모니터를 하고 있다. 단순계산으로 한 사람당 240대 이상의 CCTV를 지켜보고 있다는 얘기다. 눈을 떼지 않고 한 화면을 10초간씩 관찰한다고 하면 40분이라는 시간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모니터를 하고 있는 낮 시간에도 실시간 대응에는 역부족이 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실제 사건발생 후에만 관제센터의 기능이 사용되고 있다. 익산시 안전총괄과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동안 총 46건의 사건이 CCTV통합관제센터를 통해 해결됐는데 모두 사건 발생 후에 녹화된 화면의 검색을 통해 이뤄졌다. 

이에 대해 현재 근무 중인 한 모니터요원은 “낮 시간 동안에는 범죄가 발생할 우려가 큰 학교 근처 같은 장소를 뽑아 집중적으로 모니터를 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실시간으로 대응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점이 지적되자 지난 6일 익산시청 2층 회의실에서 열린 제2차 익산시 지역 치안 실무협의회에서는 CCTV통합관제센터 상시모니터링체제 구축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익산시 안전총괄과 관계자는 “예산부족으로 인해 상시 체제가 어려운 부분이 있었지만 내년부터 모니터요원을 12명으로 늘려 24시간 감시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며 “계속해서 CCTV를 확충하는 한편 관제센터의 효율적 운영으로 안전한 도시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