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징역 6년 구형에 3년 판결.. “양형 가볍다” 항소

지난 5월 경 전국을 경악케 했던 익산시 동산동 예수보육원 아동학대 사건의 1심 재판 결과 예수보육원 K목사(53)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이에 예수보육원 사건으로 충격에 빠져있던 익산 지역사회에서는 과실치사 혐의를 비롯해 28명의 원생들을 학대한 혐의에 비해 솜방망이 처벌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검찰도 K목사의 혐의에 대해 징역 6년을 구형했지만 3년이라는 결과가 나오자 ‘양형이 가볍다’는 취지로 지난달 26일 항소를 제기해 2심 재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제3형사부(정재규 부장판사)는 지난달 22일 뇌병변을 앓고 있는 원생을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와 원생들에게 지급되는 복지급여 약 1억3천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K목사(53)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K목사가 뇌병변 등 중증을 앓고 있는 권모 군을 보육하면서 제대로 된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해 2013년 1월 25일 장폐쇄 및 영양부족으로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인정했다.

또한 보육원에 근무하지 않은 친딸 등 2인을 종사자로 등록시켜 원생들에게 지급되는 복지급여 중 1억3천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도 인정했다.

사실이 그런데도 K목사는 재판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부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K목사는 법정에서 “장애 아동인 권 군을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해 보살폈으며 권 군의 사망 직전에도 별다른 이상 징후가 없었으므로 예견가능성 및 인과관계도 없다”고 주장했다.

횡령 혐의에 대해서도 “직원의 경우 실제 근무하지 않았지만 계좌에 입금된 돈을 아이들을 위해 사용한 만큼 횡령하고자 하는 범의가 없었으며 딸은 실제로 보육원에 근무했다”며 궁색한 변명으로 일관했다.

권 군은 보육원에 맡겨질 당시부터 뇌병변 등 중증 장애가 있어 특별한 관리와 치료가 요구됐다. 하지만 K목사는 2012년 8월 1일 이후 권 군이 사망한 2013년 1월 25일까지 병원진료를 받게 하지 않고 방치했다. 또 권 군은 스스로 배변을 하지 못해 도움이 필요한데도 그대로 방치해 부검 결과 많은 양의 대변이 딱딱하게 굳어 있어 장폐쇄를 일으킨 것으로 드러났으며 영양부족 상태도 심각한 상황이어서 최선을 다해 보살폈다는 말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원생들의 복지급여 착복 혐의도 마찬가지다. 예수보육원 28명의 아이들에게는 1인당 약 45만 원이 지급돼 총 1,260여만원이 매월 지급된 것으로 밝혀졌다.

K목사는 자신과 두 딸, 교회 집사를 종사자로 등록하고 월급여로 750여만원씩 5년 동안 받아왔다.
하지만 K목사의 딸은 학교를 다니거나 해외 유학 중인 가운데도 급여를 받았으며 직원의 경우 실제 근무하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드러난 것만 총 1억3천만원을 아이들의 생계비에서 착복했으며 이에 28명의 원생들은 1인당 월 평균 2만5천원 가량으로 지낼 수밖에 없었다.

재판부는 이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 K목사의 주장은 이유가 없으며 혐의가 인정된다”며 “책임을 엄하게 묻지 않을 수 없는데도 피고인은 변명으로 일관할 뿐 진지한 반성이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예수보육원 원생들을 담당했던 굿네이버스 전북서부아동보호기관 박민수 팀장은 판결에 대해 “아동학대로 볼 것인지 아동방임으로 볼 것인지의 차이가 있을 텐데 신체나 성학대 등 확실한 진술과 증거가 있어야 하는 학대보다는 방임과 횡령 쪽에 무게가 실린 판결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