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심점 잃게 될 Wee클래스 빈자리.. 고스란히 아이들 몫

전라북도교육청이 Wee클래스 전문상담사들에게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근로계약 종료를 통보함으로써 비정규직의 고용안정에 대한 논란이 일고있는 가운데, 당장 이들의 빈자리를 고스란히 감당해야 할 학생들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전북교육청은 지역 교육지원청과 일선 학교에 공문을 통해 “2013년 Wee클래스 전문상담사 운영 사업과 관련해 2013년 12월 31일자로 전문상담사 116명(공립 94명, 사립 22명)의 근로계약이 종료될 예정이니, 이를 통보하고 수령확인을 받아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그간 특별교부금으로 지원됐던 전문상담사 지원 사업이 2013년부터 보통교부금으로 지원되면서 예산 부족과 일몰제 사업이었음을 이유로 내년부터 사업을 추진하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하 학비노조)은 지난달 20일 전북교육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 양산을 억제하기 위해, 비정규직인 전문상담사를 내년에 고용하지 않겠다는 전북교육청의 입장은 전문상담기능을 포기하겠다는 반 교육정책이며, 모순적인 행태다”라며, “강원, 경기 등의 교육청은 전문상담사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 교육감 직접고용을 추진하고 있으며, 교육부에서도 상시·지속적인 업무담당자들은 1년 이상 근로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학비노조 전북지부 백승재 사무국장은 “11월 초까지만 해도 무기계약 전환을 검토하겠다는 담당 장학관의 언급이 있었다. 지난 25일 교육감과의 면담 자리에서 갑자기 입장이 바뀐 이유를 물었더니, 교육감은 소통 과정에서의 실수라며 올해로 사업이 종료되고 내년에는 추진하지 않는다고 답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면담에 참석했던 박종각 장학관은 “이는 해고가 아니라, 사업 자체가 정규직인 전문상담교사의 정원관리를 위한 한시적인 사업이었기 때문에 사업이 종료되는 것일 뿐이다. 사업 추진과 관련해서는 이전에 행정과 인력관리 심의위원회의 심의가 있었다”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전라북도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연근 의원은 “김승환 교육감은 2010년 지방선거 당시 비정규직 고용안정을 최우선과제로 내세웠고 이를 위해 재임기간 비정규직 예산을 지속적으로 반영시켰다. 이로써 비정규직 고용안정에 대한 합리적 기대를 부여했다”면서, “이번 전문상담사 사업 종료가 일몰제에 의한 사업 타당성평가를 적용한 것이었다면, 직접적인 교육수혜자인 도민의 의견을 구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익산 지역에는 현재 초등학교 6개교, 중학교 10개교 총 16개(공립 11개, 사립 5개)의 Wee클래스가 운영되고 있으며, 각 Wee클래스마다 1명의 전문상담사가 근무하고 있다. 전북교육청의 입장에 따라 이들은 전부 올해를 끝으로 직장과 아이들을 잃어버릴 위기를 직면하게 됐다.

익산의 모 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전문상담사는 “파업을 하고 있는 비정규직 상담사들의 고용안정도 중요한 문제이지만, 더 시급한 문제는 당장 갈 길을 잃어버리게 될 아이들이다. 전북교육청은 담임교사를 활용하거나 Wee센터의 상담인력 순환 근무를 통해 빈자리를 채운다고는 하나, 가뜩이나 업무가 과중한 담임선생님들이나 학교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Wee센터의 상담인력으로는 구심점을 잃은 Wee클래스가 될 것이 뻔하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상담 업무는 그 특성상 상시적이어야 하고, 지속성을 필요로 한다. 한두 번 마주치고 쉽게 마음을 여는 아이는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지만, 결과적으로 아이들이 피해를 보게 될까봐 걱정이 앞선다. 정말 아이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