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게는 ‘윤리경영’, 소비자에게는 ‘착한 소비’
지역사회 인식 확산해 판로확보 등 기반 조성해야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기 위한 목적으로 영업활동을 하는 ‘사회적 기업’이 지속가능한 경제를 실현하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고용창출을 위한 양적인 성장만으로는 사회적 서비스를 통한 삶의 질 향상이라는 본연의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지적과 함께, 대책이 촉구되고 있다. [관련기사 4면]

지난 2007년 사회에서 충분하게 공급되지 못하는 사회서비스를 확충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사회통합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적 기업 육성법’이 제정돼, 사회적 기업의 설립·운영을 지원하고 육성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사회적 기업들의 대다수가 경쟁력이 떨어지고 인식 자체가 부족해,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 원인으로는 정부 각 부처가 가지고 있는 고용창출을 위한 양적 성장 코드, 기업체 운영자의 사회적 기업에 대한 마인드 부재, 의식 있는 소비를 위한 인식 부족 등이 지목되고 있다.

사회적 기업 육성을 비롯해, 그간 정부가 주도한 사회적 일자리 사업, 마을 기업, 최근의 협동조합 사업 등은 양적 팽창을 위주로 하는 구조 속에서, 이른바 ‘깔때기 행정’을 양산함으로써 사회적 기업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자생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2월 정부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된 ‘제2차 사회적 기업 육성 기본계획(2013~2017)’에 따르면, 개별기업 확대 중심의 지원정책으로 인해 금융·공공구매·판로 등 사회적 기업 친화적 시장의 확대 및 인식 향상 등의 환경 조성이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실시한 실태조사에서도 사회적 기업들은 ‘판로개척 어려움’과 ‘사회인식 부족’을 가장 큰 경영 애로요인으로 응답했으며, 지난해 사회적 기업에 대한 국민 인지도는 49%로 나타나 2008년 44%와 비슷한 수준으로 육성법이 제정되고 6년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초기에 정부에서 하지 못하는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삶의 질을 높이는 목표와 의식을 가지고 뛰어든 업체들도 현실의 벽에 부딪혀 아예 문을 닫거나 형식적으로 그 이름만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준비가 미비된 상태에서 급조돼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경쟁 사회에서 기업 운영의 훈련이 돼 있지 않아 한시적인 정부의 지원이 중단되면 흐름을 이어가지 못해 자생하지 못하고 무너진 결과이다.

더불어 지자체 차원의 전담 인력 부족과 권역별 통합 지원기관의 잦은 교체와 업무 공백으로 인해 사회적 기업을 지원할 만한 역량 또는 전문성이 축적되지 못하고, 교육 프로그램 대부분이 초기교육 또는 경영능력 강화에 편중돼 있어 단계별(창업·성장·성숙기), 분양별(문화·환경·복지 등), 유형별(일자리·사회서비스·지역사회공헌형 등) 수요에 따른 커리큘럼이 부족하다는 한계를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지역을 기반으로 고용창출과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며 정당한 삶의 기회를 제공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며 지역사회를 건강하게 만들어 나가는 역할을 하는 사회적 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탄탄한 기반 조성, 인식 확산 및 공감대 형성으로 지속성장을 위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역사회 발전의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사회적 기업의 기반을 조성함으로써 기업에는 ‘윤리경영’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소비자에게는 ‘착한 소비’라는 새로운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시 관계자는 “사회적 기업들은 영리보다는 나눔에 가치를 두고 이웃과 함께 소통하면서 좋은 일자리와 따뜻한 사회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대부분이 경영 노하우가 부족하고 영세한 상태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경쟁적인 시장경제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며,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의식 있는 소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