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시 (주)한울아이앤씨가 최대 수혜.. 김승학 회장 관여 의혹 제기돼
‘희대의 사기극’ 진행형 될지 주목.. 익산시의 현명한 대책 마련 요구 빗발

지난 10여년 간 온갖 특혜와 비리 시비로 점철되며 표류를 지속하던 웅포면 관광지개발 사업이 목하 좌초되고 있다. 웅포관광지의 주요시설인 베어리버 골프장이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기업회생 신청을 한 가운데 파산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마저 특정 세력이 일부러 파산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져 나온다. ‘희대의 사기극’이 진행형으로 이어질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에 조성 당시부터 숱한 피해자를 양산했던 웅포관광지 개발사업에 1천1백 명에 달하는 골프장 회원들마저 피해를 입을까 우려가 더해지면서 사업을 정상적으로 마무리할 책임이 있는 익산시의 대책 마련이 촉구되고 있다.

지난 5월 심각한 부실 경영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한 웅포골프장이 7개월 만인 12월 16일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법정관리인 측 운영위와 일부 회원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가 ‘회생’과 ‘파산’을 놓고 첨예한 갈등을 야기하며 맞섰다.

특히 양 측 모두 회원들의 권리를 최우선으로 보장한다고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으면서도 선택지는 ‘회생’과 ‘파산’이라는 정 반대의 안을 제시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1,755억원에 달하는 회원권 채권자의 일부로 구성된 비대위에서 기업의 회생이 아니라 파산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은 선뜻 이해할 수 없는 풍경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기업이 파산 절차에 들어갈 경우 기본적으로 회원의 권리가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웅포골프장의 거의 모든 토지와 건물 등 재산은 회사 소유가 아니라 신탁사인 (주)하나다올신탁에 귀속돼있기 때문에 재산을 청산한다해도 채무를 변제받을 수 없다.

현재 웅포골프장이 보유한 자산은 고작 64억원에 불과하다. 1,755억에 이르는 회원권에 대한 변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 장에 수억 원에 달하는 회원권이 휴지조각이나 다름없이 가치를 잃게 되고 또한 골프장을 이용할 수조차 없게 될 수 있는 셈이다.

이 밖에도 비대위가 주장하고 있는 외부 출자자 영입 문제와 직접 회원들이 골프장을 인수하겠다는 방안도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그렇기에 일단 파산한 후 회원 주도의 회생을 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비대위에 의혹의 눈초리가 쏠릴 수밖에 없다.

이렇게 비대위 측 대안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드러나자 파산을 주장하는 목적이 다른 곳에 있지 않겠느냐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현 부실경영의 최대 책임자로 지목되고 있는 김승학 회장의 기획파산이 아니겠느냐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16일 제출된 회생안이 통과될 경우 김승학 회장의 경영권이 유지되므로 일견 김 회장에 유리한 듯 보인다. 하지만 회생안은 김 회장이 지닌 주식 50%를 포함한 주식 100%를 전부 무상소각 하도록 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경영을 주도할 수 없게 하고 있다.

반면 웅포골프장이 파산할 경우 가장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이는 곳은 (주)한울이앤씨다. 한울은 작년에 우리은행으로부터 670억원 상당의 1순위 채권을 160여억원에 사들인 후 공매를 통해 차액을 얻으려는 채권 투자 회사다.

문제는 이 회사에 김 회장이 관여하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게 퍼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508억원 상당의 회원권 불법대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김 회장이 회사를 부실로 빠뜨린 책임을 지기는커녕 파산시켜 지금까지 웅포관광개발에서 미완료한 사업과 부채 등을 털어내고 한울아이앤씨를 통해 이득을 취하려 한다는 주장이다. 사실로 드러난다면 경악할 만한 사기극인 셈이다.

웅포골프장의 한 회원은 “증거는 없으나 그 회사가 실질적으로 김 회장의 것이나 다름없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으며 다들 기정사실로 알고 있다”며 “사실이라면 김 회장이 회사를 망친 후 다른 회사를 세워 재 구매 한 것이나 다름없는 놀라운 얘기”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익산시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지난 5월부터 (주)웅포관광개발에 하루 7,100만원의 지체상금을 물리고 있는 익산시는 웅포골프장의 회생과 파산 여하에 따라 새 사업자를 찾아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회생절차에서든 파산절차에서든 인수자가 나타난다면 그 과정에서 지난 시간 동안 이어졌던 특혜 의혹이 재생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사업 변경 및 허가 과정에서 소기의 목적대로 관광지 개발사업 완료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청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새 사업자가 나타난다면 상황여하에 따라 협의를 거쳐 기존 사업계획이 변경되게 될 것”이라며 “특혜 의혹과 우려가 발생하지 않도록 타당성과 규모 등을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