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업종에 편중된 기업들.. 내부 경쟁으로 자생하기 어려워

지난 2007년 ‘사회적 기업 육성법’ 제정 이후 7년째를 바라보고 있는 사회적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생태계 조성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초기 일자리 창출에만 주력하고 이후 유지는 뒷전이라는 주장이다.

익산에는 현재 9개의 사회적 기업과 6개의 예비 사회적 기업이 육성되고 있다. 법 제정 이후 고용센터에서 전담했던 육성·지원업무가 2010년부터 지자체로 이관돼, 현재는 시 일자리창출과에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시 현황에 따르면 2010년 인증 5개·예비 5개였던 기업 수가 2011년에는 인증 6개·예비6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에는 인증 9개·예비 6개로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해당 기업의 일자리 창출 참여 현황도 2010년 4개 기업 30명에서 2011년 6개 기업 45명, 지난해 9개 기업 62명, 올해 11개 기업 72명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양적인 증가 추세에 비해, 질적인 향상은 제자리걸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사회적 기업은 3년, 예비 사회적 기업은 2년까지 인건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지원 기간이 종료될 경우,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살아남지 못한 기업은 문을 닫거나 인원을 감축할 수밖에 없게 된다는 점이다. 사회적 기업 육성·지원으로 창출된 일자리가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단시간 공공근로와 별반 차이가 없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인건비로 집중된 지원방식을 유형 또는 특성에 맞게 차등화하고 기술개발, 시장진입 및 판로개척을 위한 사업개발비 지원을 확대해 사회적 기업의 자생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는 올해 사회적 기업 육성 예산 7억600만원 중 약 72%에 달하는 5억1,400만원을 인건비 명목으로 반영했다. 시 관계자는 “고용노동부 지침에 따라 직접적 인건비 지원 비율을 낮추고, 간접 지원을 확대하고 있으나, 아직 인건비 비중이 높은 편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사회적 기업이 일부 업종에 편중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익산의 9개 사회적 기업 중 청소 용역이나 재활용품을 선별·수집·운반하는 환경 기업이 6개, 가사간병 기업이 2개, 제조 기업이 1개로 주로 단순 노동력을 요구하는 업종에 편중돼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특별한 기술이나 자본, 아이디어 없이 사람만으로도 가능한 사업에 일자리가 많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편중 현상은 결국 일자리 질의 하락과 내부 경쟁으로 이어져 자생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1년간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돼 지원을 받고 재신청을 하지 않은 ‘꿈이룸터’의 허대중 대표는 “2003년부터 꿈이룸터의 전신인 꿈과희망21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생각해온 바와 지난 1년간 지원받은 사회적 육성의 목표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 재신청을 하지 않았다. 사회적 가치와 함께, 기업의 운영 마인드가 기본이 돼야 한다. 청소 용역 등의 업종 위주의 사회적 기업 육성으로는 지속적인 발전이 어렵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창조적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이를 지원하는 것이 사회적 기업이 자생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다양한 분야의 육성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다. 예비 사회적 기업을 지정하는 전라북도도 중복되는 업종을 제외하고 심사 기준을 강화하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