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갈등만 낳은 사업으로 남아.. 영광 마음훈련원은 이달 착공

익산시 웅포면 대붕암리에 건립이 추진되던 국제마음훈련원이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빠르면 이달 영광시에서는 국제마음훈련원이 착공될 예정이어서 확연한 비교가 되고 있다.

원불교100년기념성업회는 익산시 웅포면과 영광군 백수읍에 명상과 치유를 위한 공간으로 국제마음훈련원 건립을 추진했으나 익산시에서는 시비가 반영되지 않아 영광군에서만 정상 추진한다고 밝혔다.

웅포면에 건립할 예정이었던 국제마음훈련원은 총 252억원이 소요되는 사업으로 이미 2011년 국비 50%를 확보한 상태였다. 하지만 익산시에서는 개신교 측의 반발이 거세게 일어나며 시의회에서 예산 반영이 부결되길 거듭했다. 사업이 추진되기 위해서는 총 사업비 중 12.5%를 부담하는 익산시가 2015년 까지 총 31억5천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말 익산시에서 세운 예산 8억원이 시의회에서 전액 삭감된데 이어 올해 6월 열린 추경에서도 예산 5억원이 전액 삭감됐다. 이로써 국비 확보 후 3년 동안 추진 실적이 없게 돼 국비 126억원을 고스란히 반납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국비와 도비, 자부담과 부지가 확보된 사업인데도 시비 반영이 되지 않아 어렵게 확보한 국비를 반납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익산 지역의 일부 기독교 단체의 반발이 거세게 일어나 종교 갈등으로 번지기도 했다. 기독교 단체인 공평사회를위한시민모임(이하 공사모)은 특정 종교에 세금을 지원해서는 안 된다며 들고 일어나 시위 등을 통해 압력을 행사하며 시의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되는 것을 막아서기도 했다.

이에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종교적 관점이 아니라 지역 발전을 위한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우며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대립각을 세웠다. 국제마음훈련원은 종교를 떠나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개신교 측 주장은 편협한 시각이라는 주장이었다.

이렇게 양 측이 대립하는 양상을 띠자 원불교 측도 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원불교 관계자는 “국제마음훈련원이라는 화합과 평화를 위한 사업이 갈등을 낳게 되는 아이러니를 겪으며 이미 확보한 예산보다 갈등을 치유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는 생각으로 사업을 포기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익산시와 달리 영광군에서는 빠르면 이달 안에 국제마음훈련원이 정상 착공될 예정이다. 더불어 영광군은 2015년까지 국제마음훈련원을 완공하고 마음 치유와 명상의 공간으로 이용할 계획을 홍보하고 있어 익산시와 상반된 길을 걷고 있다.

영광군 관계자는 “특정 종교에서 추진하더라도 넓은 안목으로 모두를 위한 일이기 때문에 별다른 어려움 없이 건립 추진이 성사됐다”며 “힐링과 마음 치유의 메카로 영광군이 성장하게 될 계기로 바라보고 있으며 익산시의 건립 무산 소식은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한수 시장은 최근 국민대통합위원회 한광옥 위원장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4대 종교의 성지가 있는 익산에 종교평화화합센터 건립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종교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