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1인 단독 징계요구 이후 이사회 의결 일사천리.. 찍어내기 ‘의혹’

신용협동조합의 지역 단위조합 중 하나인 우리신협에서 특정 세력이 이사장 선거에서 유리한 입장을 다지기 위해 무리한 징계 조치를 하는 등 조직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제 최근 사퇴하고 물러선 전 이사장은 정직 6월에 처해졌으며 한 간부직원에게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면직’ 조치가 내려지면서 일부 조합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우리신협의 현 이사장 직무대행 체제를 장악하고 있는 특정 세력이 선거 후보에 단독 입후보해 무투표 당선을 하려고 무리한 밀어붙이기식 징계를 남발하고 있다는 주장도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주로 서민으로 구성된 8천여 조합원들 대부분은 조합 운영의 투명성과 선거 과정의 공정함을 담보할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우리신협은 내년 2월 경 정기총회 및 이사장 선거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사장과 부이사장이 연이어 사퇴한 후 현재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며 불안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A씨마저 석연치 않은 감사절차 및 이사회 의결에 의해 징계 최고 양정에 해당하는 ‘면직’ 조치에 처해지며 의혹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A씨는 올해 박근혜 정부의 정책 중 하나인 국민행복기금에 부실채권 매각 업무를 진행해오다 ‘이사회 의결사항 위반’, ‘허위 보고’ 등이 감사에서 지적돼 최근 이사회 의결을 통해 징계면직 조치됐다. 하지만 취재 결과 이 같은 징계 과정은 허술하기 짝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먼저 감사에 의한 징계요구서는 단독 명의로 제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신협의 감사는 총 3인이며 이 중 A씨의 징계요구안을 상정한 것은 B감사 혼자다. 물론 규정상 단독으로도 징계요구가 가능하지만 중징계 중에서도 가장 최고 양정에 해당하는 ‘면직’에 해당하는 징계요구안을 상정하면서 다수의 동의를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로 B감사 외 2인의 감사는 “면직은 너무 과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B감사는 이를 무시하고 단독으로 이사회에 상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그 과정에서 당연한 절차인 징계 당사자 A씨의 소명도 전혀 반영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법적으로 정당한 조치인지 상급기관에 유권해석 등을 요구하는 등의 절차도 생략했다. 단지 내부 규정에 따라 홀로 ‘면직’을 요구한 셈이다.

이러한 석연치 않은 점에 이어 A씨가 신협중앙회 측에 질의해 받은 답변은 A씨의 부당징계 주장에 설득력을 더해준다. 신협중앙회의 공문에 따르면 “부실채권 매각은 이사장의 고유 권한이고 이사회의 의결을 필요치 않기 때문에 이를 징계하기 어렵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이 같은 사실을 들어 ‘징계면직’조치는 부당한 징계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를 징계요구안이 상정된 이사회에서 적극 소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사회는 A씨가 소명한 내용을 철저히 배제하고 공문도 아닌 중앙회 공식 게시판의 지도 글이 더욱 중요하다는 이상한 논리를 내세웠다. 또한 징계 자체와 양정 사항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있음에도 충분한 논의 없이 이사 5명 중 찬성 3, 반대 1, 기권 1로 징계안을 그대로 통과시키고 말았다.

이에 A씨는 징계의 부당함을 호소하며 징계무효 확인소송 등을 제기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조합 안팎에서는 뜻밖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A씨가 정책에 따라 부실채권을 매각하는 업무를 맡았을 뿐 개인비리나 횡령 같은 중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닌데 양정이 너무 과하다는 것이 이유다. 억지로 배제하기 위한 ‘찍어내기’ 인사 조치라는 말도 이런 배경에서 연유하고 있다.

아울러 사퇴한 이사장에 대한 ‘정직’ 징계도 이사장 출마를 원천적으로 막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는 형편이어서 추후 구성될 선관위의 판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런 혼란에 대해 이사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C이사는 “정당한 감사와 이사회 의결로 인한 조치가 틀림없다”며 “총회를 앞두고 있어서 선동하는 이들로 인해 오해를 사고 있지만 모든 것이 정당한 절차를 거친 조치이고 성실히 재판에 임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