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 전적된 A씨, “딸 복직 약속해놓고 지키지 않아” 
피해 인사자 다수 중 1인만 복직.. 편파 논란 재점화

지난 7월 말 익산농협 이완구 조합장을 상대로 한 민사소송이 제기되면서 지난해 2월 벌어졌던 익산농협 부당인사 논란이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절차를 무시한 전적(근로자를 다른 기업으로 적을 옮겨 업무에 종사하게 하는 것) 인사발령으로 인해 16개월 여 동안 적게 받았던 급료에 대한 손해배상과 원직 복귀를 요구하는 소송이다.
이에 익산농협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인사문제로 인한 잡음에 시달리게 됐다. 조합 운영에 만전을 기해야 할 조합장과 관련한 여러 법적 다툼이 이어지면서 조합 운영 전반에 대한 우려와 개혁 요구가 나오고 있다. 

익산농협은 지난해 2월 29일 대대적인 인사 조치를 단행하면서 ‘편파인사’, ‘보복인사’라는 논란을 낳았었다. 2011년 7월 치러진 보궐선거로 이 조합장이 당선된 지 7개월 만에 고위직 직원 수 명을 북익산농협 등 다른 지역 농협으로 전적 인사 발령을 냈기 때문이다.
당시 항간에는 고위 임원급 인사들을 대규모로 전적 조치한 것은 조합장 선거 과정에서 이 조합장이 아닌 다른 후보를 지지했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나돌며 낙선한 후보자와 고교 동기이거나 선후배 사이이기 때문에 보복성 인사 조치가 아니겠느냐는 의혹도 일었다.

특히 A임원은 자신과 함께 근무 중이던 딸과 함께 동시에 인사 조치를 당한 것으로 알려져 보복성 인사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문제는 인사발령 절차에서 비롯됐다. 임원의 인사발령시 이사회의 결의를 받도록 하고 있는 농협법과 정관 규정 등을 무시하고 인사위원회에서 일방적으로 결정된 조치였기 때문이다. 

이에 발령 조치된 4명의 고위 임원 중 실제 B임원은 전북지방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통해 복직결정을 얻었다. ‘본인의 동의가 없는 전적은 무효’라는 대법원의 판례를 적용한 이 같은 결정은 타 임원의 인사마저 부당한 것으로 결론내는 셈이었다.  
복직 결정된 B임원은 “조합의 인사 권리를 존중하지만 절차상 문제가 있어 명예회복 차원에서 복직을 요구했다”며 “13개월 동안 금전적, 정신적, 법적 비용 등의 손해가 있었지만 모두 포기하고 원만히 합의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B씨 외 부당인사에 해당하는 임원 2명도 당시 고용노동부에 이의를 신청했지만 곧 스스로 취하해 복직하지 않았으며 나머지 한 임원은 이의 제기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익산농협의 인사파동이 잠잠해지는 듯 했지만 지난 7월 A임원이 이 조합장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하면서 다시 불거졌다. A임원은 원직 복직과 함께 임금 손해액 2천8백만원 상당을 요구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A임원은 “당시 노동부 이의제기를 취하한 이유는 이 조합장이 1년 안에 딸의 복직을 약속해줬기 때문에 딸을 위한 마음으로 취하한 것”이라며 “그런데 약속도 지켜지지 않고 있고 그럴 의지도 보이지 않아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소를 제기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A임원은 “이제 와서 여러 경로로 복직을 해주겠다는 접촉도 있지만 더 이상 딸과 상관없이 지더라도 끝까지 가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이완구 조합장은 “아무 문제없이 관행적으로 해왔던 것을 부정적으로 접근해 문제 삼고 있는 것이며 소송이 제기된 만큼 재판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며 “약속을 지키지 않으려는 게 아니라 농협의 정원 문제상 어쩔 수 없었던 것이며 약속을 지키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