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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의 도시 익산의 길을 묻다

▲ 영등동·왕궁·삼기 각 상황에 맞는 대안 필요

# 영등동 귀금속공단.. 자생력 갖춰야

영등동 191, 215번지 일원에 위치한 귀금속보석가공 1·2단지는 1975년을 시작으로 1980년대까지 익산의 대표 산업으로 자리매김하며 지역 경제를 이끌었다. 그러나 이후 상당수 업체들이 값싼 노동력을 찾아 중국 등으로 떠나고 영세한 업체들은 열악한 노동환경 등 낮은 경쟁력을 극복하지 못하고 도태돼, 현재는 121개 업체에 193명의 종사자들이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의 일부 업체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업체가 매우 영세한 수준이며, 임대료 대신 건물관리를 겸하는 형태로 입점해 있는 상황이다.

경제난으로 인한 사업 포기나 종사자들의 이직·전직이 속출해 시간이 지날수록 몸집이 작아지고 있는 것.

공단 업체들은 최근 패션주얼리 업체들의 유턴과 왕궁가공단지의 조성 등 익산 지역의 지형변화에 따라, 그간 제조와 수출에 집중해왔던 공단 업체들은 내수 판매에 눈을 돌리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공단 울타리 철거와 환경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지원 요청에 앞서 자생을 위한 자발적 노력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공단 내 환경정비를 통해 공원과 같은 환경을 조성하고 자체 생산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지원에 기대지 않고 자체적으로 공장 리모델링이나 디자인과 신소재의 개발, 브랜드화 등 마케팅에 대한 자구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타 지역으로 이전한 업체들과의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이들 기업이 유턴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이 제기되고 있다.

# 왕궁 보석가공단지.. 기업유치 방안 강구해야

시는 왕궁면 동용리 산61-20번지 일원에 총 사업비 193억원(국비 137억, 지방비 56억)을 투입, 4,959㎡ 면적의 아파트형 표준공장과 3,967㎡ 면적의 디자인개발센터를 2016년까지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인근에 위치해 있는 보석박물관과 주얼리 전문 판매장인 주얼팰리스 등을 포함해 귀금속보석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당찬 포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당초 염두에 두었던 해외의 주얼리 업체들의 유치가 원활하지 않고, 오히려 소품종 대량생산을 하는 패션주얼리 업체들이 많은 부분이 기계화로 이뤄지는 공정상 대규모 공장을 필요로 해 넓은 부지의 삼기산단 쪽을 선택하며 유턴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기존 익산 지역의 업체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국내 타 지역 업체들의 유치도 쉽지 않아, 지역경제 발전의 청사진을 제시한 왕궁가공단지가 ‘속 빈 강정’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받고 있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시 관계자는 “그간 유턴기업 유치를 통해 쌓았던 노하우를 가지고 있고, 유치 기업에 대한 지원 정책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현재 이전하지 않고 있는 영등동 공단의 업체들 중에서도 디자인개발센터가 완공되면 경제적 여건을 따져 이전하거나 영세한 업체들도 충분히 이용할 수 있는 아파트형 공장으로 들어올 업체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디자인개발센터 내 마련될 창업보육센터는 1인 기업을 비롯한 소규모 창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이용하는 창업자들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방안들은 모두 확정적이지 않아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익산시의 보다 적극적인 기업유치 마케팅과 노력이 절실하다는 여론이다.

# 유턴기업.. 일자리 창출 효과는?

삼기·낭산면 일대의 제3산단에는 패션주얼리 유턴기업을 위한 주얼리 전문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총 17만8,614㎡의 부지에 총 사업비 178억원(국비 117억, 지방비 61억)이 투입된 6,942㎡ 규모의 패션주얼리 공동R＆D센터가 오는 5월 완공 예정이며, 1만㎡ 규모의 집적산업센터에 총 사업비 120억원이 투입돼 건립될 예정이다.

현재 시는 2012년 8월 중국에 진출했던 패션주얼리 14개 기업 국내최초 집단유치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23개 기업을 유치했다.

이들 기업 중 9개 업체가 지난해 10월과 12월에 주얼리 전문단지에 생산 공장을 착공했고 올해 4월 완공 이후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며, 나머지 14개사도 내년 착공을 위해 분주히 준비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이 순조롭게 안착할 경우, 수천에서 수만 명에 이르는 일자리 창출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패션주얼리와 관련된 일거리가 대부분 구술을 꿰는 등의 단순작업이어서, 양질의 전문 인력을 고용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소품종 대량생산을 하며 대규모 공장 형태로 운영되는 패션주얼리 기업의 특성상 일부 자동화된 공정도 있지만, 수작업을 필요로 하는 공정 수요도 적지 않다”며 “부업을 찾고 있는 노인 인력이나 적은 수입이라도 기대감을 갖고 있는 장애인단체, 파트타임이나 재택근무를 원하는 여성인력 등이 일자리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답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