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의 도시 익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역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익산시와 지역 관련 업체들간의 줄다리기가 팽팽하다. <관련기사 3면>

시는 귀금속보석산업의 성장과 패션주얼리 유턴기업의 유치를 통해 한류패션문화사업을 선도하는 명품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왕궁면 동용리 일대에 보석가공단지를 조성하고 삼기·낭산면의 제3산업단지에 주얼리 유턴기업을 위한 기반을 닦고 있다.

그러나 다품종 소량생산을 하는 국내·외의 파인주얼리 업체들의 유치가 왕궁단지 쪽으로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소품종 대량생산을 하며 대규모 공장을 필요로 하는 패션주얼리 유턴기업들의 유치가 삼기산단 쪽으로 쏠리면서 왕궁가공단지의 슬럼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현실이다.

또한 영등동 일대에 위치한 귀금속공단의 업체들은 경제적 이유 등으로 왕궁가공단지로의 이전을 꺼리며, 노후화로 방치된 귀금속공단의 활성화에 시가 관심을 가져줄 것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4일 오후 4시 익산세관 회의실에서는 이한수 시장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들과 정을영 귀금속공단 단체연합회장을 비롯한 공단 업체 관계자, 한국산업관리공단 익산지사 염동일 지사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발전 방안 모색을 위한 간담회가 열려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이날 공단 제조 종사자로 구성된 귀금속공단 단체연합회(회장 정을용)는 익산시의 관심과 지원을 촉구하며, 공단 울타리 철거 및 환경개선, 공방거리 추진을 위한 TF팀 구성, 독자적 R＆D 및 삼기공단 시설 활용방안, 비즈니스 센터 건립시 단체사무실 등 확보, 파인＆패션주얼리 합동전시회 개최, 귀금속공단·왕궁가공단지·삼기산단의 상호협조 등을 요구했다.

정 회장은 “왕궁과 삼기산단으로 집적화를 하려는 시의 정책방향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귀금속공단과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려는 것이다”며 “왕궁가공단지로의 이전은 경제적 여건과 거리 등을 고려했을 때 쉽지 않다. 시에서 귀금속공단의 울타리를 철거해 주고, 사통팔달 길이 열리게 되면 제조에만 집중해 왔던 공단도 판매에 눈을 돌려 경쟁력을 갖추고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그간 제조와 수출에 집중해 왔던 공단 업체들이 내수 판매에 나설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분석된다. 삼기산단으로 유턴하고 있는 패션주얼리 업체들과는 취급 품목이 달라 경쟁이 아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으며, 왕궁가공단지의 업체들과도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으며 나름대로의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것.

이에 대해 이한수 시장은 “시가 왕궁으로의 이전을 강제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체의 선택을 존중하고, 이전이나 판매 결정은 시가 관여할 사항이 아닌 것”이라며, “영등동이든 왕궁이든 많은 업체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행정적으로 당초 사업계획을 크게 변경할 수는 없다. TF팀 구성이나 상생을 위한 계획 수립은 긍정적으로 검토할 사항이다. 하지만 그전에 공단과 왕궁 등 관련 업체간의 의견을 모아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업관리공단 염동일 지사장은 공단 내 울타리 철거와 관련해 “본사 측과 협의해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이해관계를 달리 하는 업체간, 그리고 익산시와의 상호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법과 사회질서에 어긋나지 않는 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체의 선택은 존중해야 하고 비난의 대상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보석산업의 집적화로 지역경제 발전을 꾀하며, 동시에 기존 기역업체들을 보호해야 하는 시의 입장도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각 기업의 이윤 창출을 넘어 보석의 도시 익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소통과 배려, 이해와 협력이 우선돼야 한다는 여론이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