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학원이 경영악화와 의료계열 구조개편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내세워 원광대학교 의과대학병원과 익산한방병원 통·폐합을 일방적으로 결정하자 한방병원과 한의과대학 구성원들이 즉각 철회를 요구하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관련기사 7면>

이들은 한방병원이 최근 흑자로 전환하는 시점인데다, 구조개편이 국내에서 성공한 사례가 없어 법인측의 결정은 명분이 없다고 질타했다.

원광학원은 지난 24일 긴급이사회를 열어,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한방병원을 의과대학병원에 통·폐합시켜 제3의 물결이라 불리는 양·한방 통합의료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골자의 의료계열 구조개편안을 통과시켰다.

그러자 폐원 위기에 몰린 한방병원과 구성원들은 즉각 비대위를 구성하고, 한방병원 직원들이 병원 수익 감소에 따른 고통을 분담하면서 지난 5년 동안 병원 운영개선을 통해 2013년에는 당기 순이익을 내는 등 흑자로 전환되는 마당에 국내에서 성공사례가 없는 통합의학을 운운하며 구성원들과 사전 협의도 없이 이같은 통·폐합을 결정한 것은 부당하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비대위는 특히, 법인측이 부적절한 근거로 병원 계열 구조개편이라는 중대한 결정을 내리면서 당사자와 사전협의 없이 날치기 통과시킨 것에 대해 “결정하고 논의하자는 것은 앞뒤가 바뀐 처사다”며 비민주적인 의사결정을 강하게 규탄했다.

익산한방병원 이시형 원장은 “한 해 동안 7만 여명의 익산시민들이 진료를 받았다. 하지만 통합의료가 시행될 경우 그 인원을 다 수용하지 못할 뿐더러 환자 본인부담금이 높아지며, 양의사 위주의 제도로 한방계가 위축될 것”이라며 익산 시민의 건강권의 침해와 본인부담금이 높아지는데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와 함께 한의과대학 학생들로 구성된 비대위도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양·방병원 통합에 따른 익산한방병원 폐원시 학생들은 실습공간을 상실하는 등 교육권을 침해당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며 “원광학원 측이 폐원 결정 철회에 대한 우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지 않는다면 한의학과 학생들은 동맹휴학이나 등록거부 등 전면투쟁도 준비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유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