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대학 3보1배.. “흑자경영하는 산본치과병원 폐원 왠 말”
원광학원 통·폐합 의지 확고.. “올해 안에 사업 완료할 것”

원광학원(이사장 신명국)의 일방적인 병원 통·폐합 결정에 대해 학생들과 교수진을 포함한 학내 구성원들의 반발이 점점 더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원광학원 측이 기존 결정 추진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어 물리적 충돌 위기가 고조되고있다.
지난 14일 한의과대학에서는 전체 재학생 436명 중 352명이 참석해 학생총회(이하 총회)가 개최돼, 병원 통·폐합 결정에 반대하며 동맹휴학을 결의했다.
이날 참석한 352명의 학생 투표 결과 찬성 331명, 반대 19명, 기권 2명으로 참석자 중 94%가 동맹휴학 결정에 찬성함으로써, 총회에 모인 한의과대학 학생들은 동맹휴학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였으며, 이를 통해 원광학원 측의 통·폐합 결정 철회, 학생들의 교육권 보장과 한의과대학의 발전적 대안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후 총회에 참석한 학생들은 동맹휴학을 결의한 후 한의과대학에서 대학본부까지 행진을 실시했다. 이들은 대학본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성명서 낭독을 통해 “침해당한 교육권과 구성원의 참여가 온전하게 이뤄지지 않은 비민주적인 의사결정과정에 분노하며, 교육병원인 익산한방병원을 실질적으로 폐원하고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무책임한 원광학원의 처사에 분노한다”며 “자본에 눈 먼 원광학원은 학생들의 목소리를 듣고 통·폐합 결정을 철회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한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최건희, 이하 비대위)는 지난 14일 이성전 교학부총장과 17일 정세현 총장과의 면담 이후,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긴급회의를 갖고 기존 동맹휴학 결의를 유지할 것과 학습권 보장을 위한 투쟁을 지속할 것을 재차 확인했다.

면담 자리에서 학교 측은 통·폐합 의지를 확고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정 총장은 “관련 교수들과 이야기해봐라. 학생들이 행정 조치에 대한 경험이나 지식이 부족해서 그렇다”라고 발언하며, 학생들이 구조조정 과정에 대해 듣지 못한 것은 한의과대학 내 정보 공유의 문제이지 법인 측의 잘못이 아니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또한 “병원 통·폐합 결정은 구조적·정책적인 문제이고, 재임기간(2014년) 내에 반드시 병원 통·폐합을 완료하고자 한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더불어 치과대학 구성원들도 산본치과병원의 통·폐합 결정에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18일 치과대학 학생들과 교수진들로 구성된 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민성)는 학생회관에서 대학본부까지 3보1배로 행진하며 통·폐합 결정 철회를 강력히 촉구했다.

이들은 대학본부 앞에서 낭독한 성명서를 통해 “새로운 체제를 마련한다는 명분으로 대전치과병원과 산본치과병원을 통합하는 것은 그럴듯한 말로 포장한 것일 뿐이고, 컨설팅 결과 12시간 만에 이사회가 소집돼 치과대학과 산본치과병원에는 어떠한 고지도 없이 일방적으로 통·폐합을 결정한 것은 명백한 날치기식 졸속 개편”이라며, “1997년 치과대학 부속 제2병원 신축에 대한 합의를 바탕으로 구성원들의 절실한 요구와 노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산본치과병원은 원광대 치과병원이 수도권으로 진출하기 위한 거점이며, 수도권 대학에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요건”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흑자 경영 중인 산본치과병원을 통·폐합하면 당장 학생들에게 실습 공간의 부족과 전문의 인원 편성 수 감소 등의 문제가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한의과대학 비대위는 학교 측에 학생들의 요구안을 보냈으나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이며, 학생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학교 측과의 대화를 시도하며 지속적으로 집회를 개최하고 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