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고용 30% 불과, 보조금 지원은 시 빚으로 남아
Made in Iksan 명품화·차별화로 부가가치 높여야

익산시가 지난 한 해 동안 발로 뛰는 활발한 투자유치 활동으로 총 23개 유턴기업을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로써 고용창출을 비롯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유턴기업 유치의 효과가 실제 예상한 대로 나타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해 시와 협약을 체결한 패션주얼리 22개 업체와 섬유 1개 업체 중 9개 업체가 지난해 10월과 12월에 익산 제3일반산업단지 내 주얼리공단에 생산 공장을 착공했다. 이들은 올해 4월 완공 이후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며, 나머지 14개사도 올해 착공을 위해 분주히 준비하고 있다. 이와 같이 유턴기업의 안착이 본격화되면서 이 기업들이 가져올 파급효과에 대한 기대감 또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시는 올해부터 2015년까지 집적산업센터를 건립하고 50개 업체를 유치하면 이 단지내에 1만명의 고용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6년 이후에는 250개 업체를 유치해 10만명의 고용창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는 지속적인 감소세에 있는 인구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청도 청양지구의 경우, 1990년대까지 밀밭이 무성한 인구 약 2만명의 농촌지역이 1990년대 한중수교 이후 한국의 패션주얼리 업체가 진출하면서 현재 인구 100만명을 웃도는 대도시로 성장했다. 이중 약 40만명 정도가 주얼리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익산의 경우에도 대규모 유턴기업들이 들어서고 이에 따르는 소규모 협력업체들이 동반 복귀하면 자연스레 인구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시는 유턴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 정책도 발맞춰 진행하고 있다. 우선 유턴기업들이 자체 상품개발을 통해 한류패션을 선도할 명품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패션주얼리 공동R&D센터를 지난해 7월 착공해 올해 상반기에 완공할 예정이다. 특히 도금시설 완공으로 제품생산이 가능해 지난해 착공한 기업들의 생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시는 아파트형 공장인 주얼리 집적산업센터 건립과 관련, 사업비 122억9,000만원 중 100억3,500만원을 확보했고 미확보된 시비 22억5,500만원은 올해 1차 추경예산에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집적산업센터 건립이 완료되면 유턴기업들이 요구했던 소규모 협력업체들의 동반 국내복귀 추진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는 선도기업 유치에 따른 협력업체와 원·부자재상 유치로 유턴기업의 안정적인 정착을 지원하고 단계별·업종별 유턴기업 유치 확대를 통해 주얼리, 섬유, 가방 등 세계적인 한류패션 명품도시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 명품화·차별화로 부가가치 높여야

시와 협약을 체결한 유턴기업들은 대부분 비용절감을 목적으로 중국에 투자했던 기업들이다. 이들 패션주얼리 업체들은 구조 자체가 노동집약적인 산업으로, 단순노동의 비율이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시에서 예상하고 있는 고용창출 10만명이라는 수치도 직접고용은 30% 정도이고, 나머지 70% 정도는 아웃소싱을 통해 이뤄지는 간접고용인 셈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패션주얼리 산업 자체가 구조상 단순노동 분야가 많은 부분을 차지할 수밖에 없는 산업이다. 시에서는 복지시설이나 장애인시설, 노인과 경력단절 여성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직접고용 30%에 해당하는 전문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오랜 경력을 가지고 있는 숙련공들은 대부분 익산지역을 떠나 일부만 남아있는 상황이며, 지역대학 주얼리 관련 학과 졸업생들의 대다수가 서울 종로 등의 길을 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을 붙잡기 위한 차별화 전략이나 인센티브 제시 등의 방안 모색이 요구되는 이유다.

시 관계자는 “원광대학교나 원광보건대학교, 폴리텍대학, 군장대학교 주얼리 관련 학과와 산·관·학 협약을 맺고 커플링 사업 등을 실시하고 있다. 많은 수의 학생들이 종로 등지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유턴기업 유치 이후 점차 지역에 남아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유턴기업의 경우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법인 및 소득세와 관세를 감면받고, 입지 및 설비투자에 대한 보조금이 지원된다. 익산시도 유턴기업 입주시 5년 이상 사업 영위를 조건으로 입지보조금 30%, 실비보조금 12%를 지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턴기업 유치를 위한 정책적인 지원은 불가피하지만, 입지 및 설비투자에 대한 보조금 지원은 시 재정 측면에서는 고스란히 빚으로 남게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 예산과 지방채를 발행해 조성한 산업단지의 경우 분양이 완료되면 분양대금을 받아 지방채를 갚고 시 예산으로 회수해야 하지만, 보조금 지원에 상응하는 부분은 회수하지 못해 시 재정의 부담으로 남게 된다는 것.

이와 같이 기대와는 다른 고용창출의 문제와 보조금 지원에 따른 시 재정상의 보전을 위해서는 유턴기업 유치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이를 위해서는 익산만이 가지고 있는 주얼리산업의 특성을 살려 명품화하고 차별화해 부가가치 높여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에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센터 이항구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에서 유턴하고 있는 패션주얼리 업체들은 중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한 노동집약산업이거나 창의성, 융합과 규모의 경제를 요구하고 있는 산업에 속해 있다”며 “이들 기업에 대한 지원은 중국 경쟁업체와의 차별화가 가능하도록 디자인, 엔지니어링, 숙련 노동력 확보 및 소재 개발 등에 집중돼야 한다. 또한 이들 기업 대부분이 내부 자원과 수용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라는 점에서 직접 지원보다는 국내 지원기능을 보유한 우수 업체나 대학 및 연구소와 협업체를 구성해 성장기반을 강화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