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운영위서 9백 명 학부모 의견 물어 결정할 듯.. 해체 수순

지도자와 학부모와의 갈등으로 지난해부터 골머리를 앓던 이리동산초등학교(교장 오택종) 축구부가 결국 해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학교장을 무시하고 학교교육의 틀을 벗어난 운동부의 파행 운영을 일삼던 축구부 학부모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으나 9백여 명의 전교생에게 끼친 피해에 대한 책임을 져야할 전망이다.

전라북도교육청은 지난달 6일 동산초교 축구부에 대한 해체 권고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부터 축구부 학부모와 지도자, 학교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기 시작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다 축구부 학부모의 안하무인 식 운영 간섭으로 더 이상 통제 불능 상태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실질적인 해체 권한을 지니고 있는 동산초교는 지난달 27일 학교운영위원회(위원장 소병균)를 소집했다. 이날 학교운영위원회는 축구부 파행 운영에 대한 심각성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하면서도 40년 전통 축구부의 해체 결정은 민감한 사안이라고 판단해 9백여 학생들의 학부모 총회나 설문을 거친 다음 축구부 해체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뜻을 모았다.

이에 곧 전체 학부모들의 의견 수렴과정을 거칠 예정이지만 학부모들도 축구부 해체 쪽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산초교의 9백여 명의 학생들 가운데 축구부 학생은 단 14명뿐이며, 지난해부터 축구부가 여러 잡음을 빚어오며 면학 분위기를 해치고 있다는 분위기가 학부모 사이에서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동산초교 축구부는 해체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또한 익산교육지원청(교육장 문채룡)도 해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문 교육장은 “축구부 학부모들과 면담도 하고 여러 방면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학교교육의 틀에서 벗어난 축구부 파행을 이상 좌시할 수 없다”며 “동산초교 외에도 이리동초등학교에 축구부가 있으므로 해체에 따른 피해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축구부 해체로 가닥이 잡혀지고 있는 가운데 정작 피해는 축구부 학생들이 져야할 전망이다. 축구를 계속해야 할 학생들은 타 학교로 전학을 가야 하는데 그럴 경우 중학교 진학에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학부모는 “축구부가 해체돼 타 학교로 옮기면 타지역은 6개월, 같은 지역은 3개월 동안 경기 출전을 못하게 된다”며 “중학교 진학이 결정되는 5~6월 까지 경기를 뛰지 못하면 결과적으로 진학에 불이익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동산초교 축구부의 내홍은 지난해 11월 전임 A코치의 금품수수 및 각종 비위에 대한 축구부 학부모의 반발과 탄원으로 발단이 됐다. 경찰수사가 진행되자 A코치가 물러났고 새로 B코치가 선임됐지만 일부 학부모들이 전임인 A코치와 운동하겠다며 나서며 파행운영이 지속돼왔다. 이번 겨울 전지훈련 기간에는 학교 측을 무시하고 A코치와 훈련을 다녀오며 전지훈련비용 1,600만원을 학교에 요구하는 등 심각한 분란을 일으켜 왔다.

동산초교 학부모 C 씨는 “학교와 관련 없는 전임 코치의 말만 듣고 학교장과 학교를 무시하면서 훈련비용을 내놓으라는 것은 얼토당토않은 일”이라며 “이미 학교 체육이 아니라 클럽 축구처럼 운영하고 있으니 축구부 해체는 당연한 결과”라고 혀를 찼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