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는 농지개량이니 문제없다는 태도.. 눈 가리고 아웅

익산시 망성면 어량리에 위치해 있는 국내 최대 육계가공기업인 (주)하림(회장 김홍국)이 공장증설을 위해 농업진흥지역인 부지를 형질변경 없이 성토한 것으로 알려져 이에 따른 절차상 하자에 대한 논란과 익산시 감독부서의 관리감독 소홀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하림은 공장증설 부지에 대한 형질변경 허가가 나기 전에 이미 성토작업을 마쳤으며 익산시는 공장을 짓기 위한 목적이 분명함에도 농지개량이라는 판단을 내림으로써 이를 묵인해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1월 하림은 익산시에 어량리 익산공장 앞에 위치한 약 2만3,500㎡의 농지에 육계가공공장을 증설을 위한 허가를 요청했다.

해당 부지는 하림의 소유이긴 하나 농업진흥지역으로 지정돼 있는 곳이기 때문에 적합한 용도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농지의 형질변경을 한 후에만 실행할 수 있도록 돼있는 곳이다.

과거 절대농지와 비슷한 개념으로써 농지법에 따라 농업생산이나 농지개량과 같이 직접적으로 농업과 관련한 사업 이외에는 사용할 수 없다는 얘기다. 다만 해당 법령에 따르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농수산물(농산·임산·축산·수산물)의 가공 및 처리 시설을 설치할 경우는 가능하다는 예외조항이 있을 뿐이다.

이번 공장 신축 부지의 경우는 이미 하림 측에서 형질변경을 신청했기에 스스로 이와 같은 예외 사항에 맞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판단되고 있다.

하지만 하림은 현재 공장 부지를 1~2m가량 성토해 공장 신축을 위한 터 닦기 작업을 마무리 해놓은 상태다. 형질변경 허가를 득하지 않고 미리 공사를 시작한 셈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해당 부지 허가와 농지전용 담당 부서인 익산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질타를 받고 있다. 해당 부지를 공장부지로 허가 신청을 받은 후 이뤄진 성토작업인데도 하림 측에서 경작용으로 성토했다는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소극적인 대응이 문제시되고 있는 점이다.

이에 공장 신축의 목적이 명명백백한데도 ‘눈 가리고 아웅’식 변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관리감독 소홀과 특혜시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익산시청 농지관리 담당 이한순 계장은 “현장 점검을 통해 성토 사실을 확인했고 하림 측에서 경작 목적으로 성토했다는 대답을 들었다”며 “농지개량 기준에 맞게 1~2m정도 성토됐으며 토양도 적합해 문제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지적에 대해 하림 측은 공장 착공 시점까지 경작이 계획돼 있기 때문에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7일 오후 하림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이미 2010년 도시관리계획변경 승인을 완료했으며 공장증설 승인을 진행하던 중 예정부지 내 경작기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흙을 성토했다”며 “관계기관의 사전 승인이 필요한 기준(2m 미만) 이하로 성토가 이뤄졌고 공장 착공 이전까지 경작할 계획이므로 사전 승인을 받지 않아도 되는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