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공 전 경작할 땅에서 돌무더기 나오자 “골라내기만 하면 돼”

<속보>농지전용허가를 받기 전에 농업진흥지역을 무단으로 성토해 논란을 일으킨 (주)하림(대표 이문용)이 해당부지에 대한 경작계획을 밝히며 진화에 나섰지만, 성토된 흙을 걷어내자 돌멩이와 같은 골재가 섞인 흙으로 드러나면서 애당초 농지개량용으로 사용하기에 부적절한 흙으로 성토됐음이 밝혀졌다. <본지 3월10일자 12면 보도>

사정이 이런데도 익산시는 최초 논란이 발생했을 당시부터 줄곧 하림 측에 유리한 대응으로 일관하는 등 사실상 ‘하림 봐주기’가 도를 넘었으며 이러한 원칙을 벗어난 행정이 탈법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7일 (주)하림은 망성면 어량리 익산공장 앞의 공장증설 계획부지에 대한 무단형질변경 논란에 대해 반박 자료를 내며 진화에 나섰다. 해당 부지가 이미 2010년 도시관리계획변경 승인을 완료한 공장부지이며 성토작업도 경작기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하림은 경작용이라는 목적을 위해 실제 해당 공장증설부지에 경작을 실행하겠다고 밝혔으며 곧바로 경지정리 작업에 들어가 지난 11일 쌀보리 파종까지 마무리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성토된 흙을 걷어내자 돌멩이가 수두룩하게 섞여 있는 흙으로 성토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당초 의혹대로 공장증설을 목적으로 한 성토가 이뤄졌음을 나타내는 증거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만약 ‘경작목적’의 성토였다면 돌멩이가 섞인 흙을 사용할리가 없기 때문이다.

취재결과 해당 성토재는 하림 익산공장 내 타 공사현장에서 나온 흙이며 이를 처리하기 위해 공장증설을 계획하고 있는 해당부지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돌이 섞인 흙인 줄 알면서도 농업진흥지역인 부지에 농지전용 허가 없이 무단으로 성토했다는 사실을 밝혀주고 있다.

하지만 익산시 해당 부서인 농산과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이에 문제가 있는데도 원칙대로 해결하지 않고 봐주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일단 처음 논란이 발생됐을 당시 개발행위허가 담당인 도시개발과에서 농산과로 성토된 사실을 알려 이를 물었지만 농산과에서는 기준에 맞게 성토됐으며 하림 측의 경작용이라는 답변을 듣고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줬다.

이미 공장신축 부지로 허가가 진행 중인 부지에 대한 성토작업이 경작용이라는 말을 믿어주고 또한 흙도 농지개량용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여기에 다시 성토된 흙에서 돌멩이가 나와 문제가 되자 이를 확인하고도 하림 측에 돌을 골라내라는 조치를 취했을 뿐이다. 형질변경을 위해 허가를 받아야 하는 농업진흥지역에 경작에 부적합한 흙이 성토되는 무단형질변경이 일어났지만 이에 대한 행정적 조치를 포기하고 사후 조치를 취한 셈이다.

농산과 이한순 계장은 “흙에서 돌이 나오긴 하지만 골라내서 경작이 가능한 수준이기 때문에 하림 측에 돌을 골라내라는 조치를 취했으며 농지법상 성토기준이나 경작 등에 기준에 부합하기 때문에 다른 행정조치는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하림 봐주기’라는 인상이 클 수밖에 없다. 취재결과 하림 측도 돌이 섞여 있음을 인정하고 있지만 돌을 골라내는 작업은 농사를 지으면서 천천히 골라낼 계획이라는 답변을 내놓고 있다. 아직까지 성토재로서의 적합도 문제는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는 셈이어서 익산시 담당부서의 안일한 대응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한편, 현행 농지법상 농작물의 경작 등에 부적합한 토석 또는 재활용골재 등을 사용하여 성토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으며 특히 농업진흥지역을 성토할 경우에는 농지개량 목적에 맞도록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

또한 농업진흥지역의 농지를 전용허가를 받지 않고 전용하거나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농지전용허가를 받으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해당 토지의 개별공시지가에 따른 토지가액에 해당하는 금액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