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77년 당시 4살의 어린 나이로 실종됐던 남자 아이가 37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익산경찰서(서장 나유인)는 지난 11일 경찰의 끈질긴 추적조회 끝에 실종된 김 모(42, 남) 씨를 가족들의 품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지난 1977년 9월 여산면에 있는 조모의 집 부근 하천에서 누나(당시 6세)와 같이 물놀이를 하던 중 실종된 후 영아원, 보육원에 입소돼 생활하다가 16세 때 보육원을 떠나 서울 봉제공장, 제과점 등에서 종업원으로 생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의 가족들은 실종된 김 씨를 백방으로 수소문하며 찾아봤지만 모두 허사로 끝나고 애만 태웠고, 세월은 흘러 아들의 생사여부도 알지 못한 채 올해 1월 김 씨의 부친은 사망했다.

누나인 김 모(44) 씨는 호적정리를 하기 위해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익산경찰서 형사과 실종팀을 찾아와 신고를 했고 수사가 진행됐다.

이후 어지러운 퍼즐조각을 맞추어가는 것은 최병석 실종팀장을 비롯한 실종팀 소속 경찰 3명의 몫이었다. 그들은 즉시 프로파일링 시스템 검색과 보호시설 가족 찾기 명단을 확보해 400명 가량의 대상자와 일일이 대조작업을 해나가면서 처음 신고한 실종일자보다 1년 전인 1977년 9월경 김 씨가 실종된 사실을 밝혀냈다.

이들은 실종 당시 현장주변 탐문과 면사무소, 시청, 파출소 신고 접수현황 등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신용동 소재 보육원에 1977년 9월 16일 실종자와 유사한 원생이 입소된 기록을 확인했다. 이후 해당 보호시설을 재방문해 입·퇴소자의 명부를 일일이 재확인해 실종자인 김 씨의 입소당시 사진을 확보한 후 가족들에게 제시했으나 알아보지 못했다.

이에 실종팀은 직접 경기도 광주에 거주하고 있는 실종자 김 씨와 실종자 가족의 유전자정보(DNA)를 채취해 감정결과 친자관계가 인정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37년 만에 잃어버린 아들을 찾은 어머니 박 모(75) 씨는 “그 동안 아들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했으나 찾지 못하고 가슴에 묻고 살면서 눈물만 흘렸는데, 죽기 전에 아들을 찾게 돼 너무 행복하다”며 실종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