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궁면 식품클러스터 부지 내에서 소나무가 무단으로 반출됐지만 익산시 산림과는 이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산지관리에 커다란 구멍이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최근 식품클러스터 부지 내에서 허가도 받지 않고 무단으로 소나무를 캐서 옮기는 일이 발생했다. 아직 용지보상이 완료되지 않은 지역 중 특정 문중 소유의 산에서 자연림인 소나무 약 100여그루가 무단으로 파헤쳐진 것이다. 소나무는 타 임목과 달리 소나무재선충병 방제특별법에 의해 이동이 엄격하게 제한되고 있으며 그 때문에 굴취허가를 받아야만 이식이 가능한 임목이다.

이에 사업시행자인 LH 측은 이 사실을 익산시의 해당하는 각 부서에 알려 고발조치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소나무의 무단 반출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기 때문이다. 또한 해당지역은 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먼저 시행되어야 할 문화재지표조사도 이뤄지지 않은 곳이기 때문에 훼손 자체가 위법인 곳이기도 하다.

LH 관계자는 “보상이 완료된 곳은 이미 이식비를 지불했기 때문에 적절한 절차 이후에 캐가는 것은 무방하다”며 “하지만 자연림인 소나무를 반출하면 안 되기 때문에 익산시와 문화재청 등 해당 부서에 이를 알려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통고 받은 익산시 산림과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단지 해당 부지가 이미 산지전용허가가 난 산업용지이기 때문이라는 것. 이미 관리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보기 때문에 산지관리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얘기다.

산림과 이승훈 주무관은 “LH로부터 공문을 받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소유권 문제로 보고 있으며 산지관리법이 아닌 산업입지법이 적용되어야 할 사항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산림과의 대응은 행정편의주의와 안전 불감증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익산시는 무단으로 소나무가 파헤쳐지고 이식됐지만 반출된 나무들이 어디로 이동했는지에 대한 자료조차도 갖고 있지 않았다. 소나무 반출을 단순히 소유권 문제로만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소나무재선충 방제와 관련해서도 무방비 상태인 셈이다.   

또한 이 같은 행정편의주의가 주민들의 불만도 키우고 있다. 현재 해당 식클 부지를 소유하고 있는 주민들이 나무를 이식하길 원하고 있지만 LH에서 불허하자 형평성을 이유로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반면 LH로부터 같은 통보를 받은 문화재시설과에서는 즉시 해당 현장을 방문하고 문화재 훼손에 대한 기본 조사를 실시한 후 문화재청에 보고하는 등의 절차를 통해 고발여부에 대한 지휘를 받고 있는 중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시설과 관계자는 “나무를 이식하기 위해서는 조금만 절차를 거치면 가능한데 이식비를 받았다고 무단으로 캐 가면 법에 저촉된다”며 “문화재지표조사도 원하는 지역을 감안해 조정할 수 있으니 조금만 천천히 생각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완창 기자